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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레이더P] [랭킹쇼] 靑홈페이지를 보면 정부 성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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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을 맞아 새단장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가 지난 18일 공개됐다. 개편된 청와대 홈페이지의 이름은 '국민소통플랫폼'으로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와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가 온라인상에서 청와대의 얼굴 역할을 하는 만큼 이를 자세히 보면 대통령의 성격이나 정부의 방향이 드러난다. 김영삼 정부가 처음 만든 청와대 홈페이지부터 현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까지 레이더P가 살펴봤다.

1. 김영삼 정부…막오른 인터넷시대 ‘단순 통보'

매일경제

김영삼 정부 당시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청와대 홈페이지. [사진=대통령 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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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청와대 홈페이지는 1995년 12월 김영삼 정부 당시 만들어졌다. 인터넷 전용망 구축이 보편화돼 있지 않고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지 않아 메뉴 6개짜리의 단순한 홈페이지였으나 당시엔 최첨단 기술을 사용한 것이었다. 내용은 대통령 홍보 컨텐츠로 채워져 김영삼 대통령의 신상 기록과 주요 저서, 청와대 참모 소개, 국정활동 보도자료 등이 올라와 있는 것이 전부였다.

2. 김대중 정부…게시판 등장, '쌍방향' 시도

매일경제

김대중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 메인화면의 "새소식"란을 통해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고자 했다. [사진=대통령 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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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청와대 홈페이지는 대대적으로 개편을 한다. 초고속망이 보급되고 닷컴 열풍이 분 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보화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디자인과 형식이 보다 세련되어지고 영문페이지도 갖췄다.

김대중 정부가 신경 쓴 부분은 정보 전달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었다. 메인화면에 '새소식'란을 만들어 보도자료 및 대변인 브리핑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한편 자유 게시판을 개설해 주요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을 마련했다. 국정 현안에 대한 국민 여론을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인터넷 설문조사를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 관계자는 "청와대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될수록 숨김없이 알리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의지"라고 전했다.

3. 노무현 정부…재미를 더하다, 대통령 편지

매일경제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에 실린 "대통령의 편지" 게시판 갈무리. [사진=대통령 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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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청와대 홈페이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청와대 소개' 메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의 문화적 접근성을 높이고 국민들이 청와대를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자"고 제안해 2007년 1월 새롭게 선보인 서비스다. 대통령 집무실과 본관 내부 전경은 물론 영빈관과 녹지원, 춘추관 등 청와대 내부와 전경을 VR(Virtual Reality·가상 현실)로 둘러볼 수 있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자신의 의견을 적은 편지를 자주 띄워 이를 '편지 정치'라 부르기도 했다. 2005년엔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와 관련하여'나 '한국정치, 정상으로 돌아가야', 2006년엔 '열린우리당 당원에게 보내는 편지' 등의 제목으로 직접 글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홈페이지에만 총 51개의 편지를 썼다.

4. 이명박 정부…속도있는 정보, 위장홈피 논란

매일경제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 [사진=대통령 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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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새단장된 홈페이지에는 이명박 정부의 성과 등에 대해 지표화하거나 그래픽화해 보여주는 메뉴가 신설됐다. '인포그래픽' 메뉴에 '사상최초, 대한민국 세계무역 8강진입', '2013년에 태어나기 좋은 나라' 등의 내용이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당시 청와대 측은 "노무현 청와대의 홈페이지는 청와대 직원의 칼럼이나 언론기사에 대한 반론 등 의견이 많았던 반면 이명박 청와대의 홈페이지는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기본 목표"라고 전했다.

한편 당시 청와대는 홈페이지가 누리꾼들의 공격으로 다운되자 메인화면을 캡쳐한 이미지를 올려 빈축을 사기도 했다. 2008년 6월 쇠고기 파동으로 누리꾼들이 한꺼번에 청와대 홈페이지를 방문해 항의하자 청와대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마비됐다. 이에 청와대 측이 홈페이지 메인에 평소 메인화면을 캡쳐한 그림 파일을 올렸고 이를 본 누리꾼들은 "홈페이지가 멀쩡한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위장 홈피다"라며 비난했다.

5. 박근혜 정부…'이것이 팩트입니다'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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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호 7시간 의혹을 해명하며 업데이트한 당시 청와대 홈페이지 메인. [사진=청와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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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가 논란이 된 때는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을 공개하면서다. 청와대는 지난해 11월 말 홈페이지에 '오보·괴담 바로잡기' 코너를 신설해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이것이 팩트입니다'란 글을 게재했다. 당시 '최순실 게이트'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면서다.

청와대는 이 게시물에서 "청와대엔 관저 집무실, 본관 집무실, 비서동 집무실이 있으며 (박 대통령은) 이날은 주로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며 "대통령은 관저 집무실 및 경내에서 당일 30여 차례의 보고와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추후 '관저에 집무실이 있느냐', '머리를 손질할 시간이 있었느냐' 등의 지적을 받으며 더 큰 논란의 대상이 됐다.

6. 문재인 정부…읽는 홈피 아닌 보는 홈피, 투명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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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문재인 정부 취임 100일을 맞아 새단장한 청와대 홈페이지 메인.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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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새로 오픈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플랫폼'은 파격적인 UI(User Interface·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눈에 띈다. 전형적인 화면 상단의 메뉴바를 없애고 사진과 동영상 등을 전면에 배치했다. 글자를 키우고 제목과 게시 날짜만을 간결하게 제시하여 가독성을 키웠다.

지난 15일 청와대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과 참모들이 청와대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정책은 어떻게 논의되고 국민의 의견은 어떻게 반영되는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플랫폼'에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개편 이전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대통령의 동선을 자세히 볼 수 있는 '대통령 일정' 메뉴가 생겨 화제가 됐다. 이 메뉴는 개편 이후에도 유지돼 일별, 주별, 월별로 대통령의 스케줄이 시간순으로 정리돼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다.

대선 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권력적폐 청산을 위해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 현실화 된 것이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들며 "대통령의 24시간은 개인의 것이 아니며 공공재다.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범 기자/조선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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