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훈련 시작]
을지훈련 미군 병력 축소, 與野 아전인수 해석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이번 훈련 규모 축소와 전략 자산 미전개를 북·미 대화의 시그널로 삼아야 한다"며 "북한도 비방과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대화 분위기에 응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고 도발을 감행하는 무모한 선택을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하루빨리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의 안녕을 위해 대화 테이블에 나오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했다. 박남춘 최고위원은 "보수 야당이 주한미군 인원 일부 축소를 놓고 '한·미 동맹의 근간이 흔들리는 위험한 신호'라면서 안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며 "을지훈련은 단순 주한미군의 참여 인원으로 규모를 판단할 사안도 아니지만 만약 병력 규모가 증가했다면 야당은 당장에라도 한반도 전쟁 긴장감이 고조됐다고 비판했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국론 분열 말고 대승적으로 정부에 협조하라"고 했다.
반면 보수 야당들은 "북한에 굴종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로키(LOW-KEY)'로 훈련하는 것이 또 다른 대북 굴종 자세가 아니기를 바란다"며 "한·미 을지훈련을 축소하면 오는 9월부터 남북 간 대화 국면이 열릴 수 있다는 허망한 기대를 하는 것이 아닌지 답답하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대통령 안보 의식의 근본적인 대전환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사드 배치 조기 완료와 한·미 동맹 강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 북핵 불용 원칙 재확인, 전술핵 재배치와 핵 잠수함 도입 등을 강력하게 추진하라"고 했다. 김태흠 최고위원도 "한반도 전쟁 위기, '코리아 패싱'이 고조되는 중이라면 훈련 규모도 확대하고 국민도 전쟁 대비 훈련에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하는데 미군 참여 규모가 줄었다니 아쉽다"며 "북한의 위협을 무마하고 비위를 맞추기 위한 게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참여 미군 규모도 30% 축소되고, 전략 자산 전개도 없을 것이라고 하는데, 코리아 패싱 말고는 무슨 설명이 가능한가"라며 "북한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저자세 합동 훈련을 하면, 북한을 변화시키기는커녕 잘못된 메시지를 줄까 두렵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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