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는
부산고, 서울대 법대 출신인 김 후보자는 1986년 서울지법 북부지원(현 서울북부지법) 판사로 임관한 뒤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일선에서 재판 업무만 해왔다. 종종 노동사건 등에서 진보 색채가 뚜렷한 판결로 주목받았다. 서울고법 행정10부 재판장이던 2015년 11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정부를 상대로 낸 ‘법외(法外) 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교조는 당시 해직 교원이 가입돼 있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적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대법원이 고용부의 통보가 적법하다는 취지로 파기 환송했던 해당 사건에서 김 후보자는 “전교조 사건은 다툴 만한 쟁점이 남아 있어 가처분 인용 필요성이 있다”며 전교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에는 자유한국당 김진태, 염동열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세우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두 의원은 지난해 4·13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지만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 후보자가 위원장을 맡고 있던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춘천시선관위는 이에 불복해 재정신청을 냈고 서울고법은 이를 받아들여 두 의원에 대해 공소제기 명령을 내렸다.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가 올해 초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행사를 축소하려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김 후보자는 대법원을 비판하며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쪽에 섰다. 김 후보자는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초대, 2대 회장을 지냈다. 지난달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 중 마지막 대법관 제청 때, 김 후보자가 최종 후보군에서 탈락하자 법원 내부에서는 “국제인권법연구회를 두둔하다가 미운털이 박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 후보자는 부인 이혜주 씨와의 사이에 둔 딸 정운 씨(34·38기·대구가정법원 판사), 아들 한철 씨(31·42기·전주지법 판사)가 모두 현직 법관인 법조인 가족이다. 사위는 이세종 부산지검 검사(35·38기)다. 성품이 온화한 편이어서 젊은 후배 법관들 가운데 따르는 이들이 많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김 후보자는 리더십이 뛰어나 법원 내 갈등을 잘 풀어 나갈 적임자”라고 평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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