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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홍준표 연일 '朴출당 논의' 언급…결국 '보수통합' 위한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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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혁신위도 "박, 출당 논의 공감대…방안 논의 하고 있다"

바른정당 "洪발언은 제스처에 불과…朴출당, 통합의 충분조건 아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연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논의와 친박(親朴)계 책임론을 언급하면서 ‘인적 청산’에 나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 혁신위원회도 홍 대표의 이 같은 구상을 뒷받침하는 방안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홍 대표가 인적청산과 당을 개혁하는 모습을 통해 보수 개혁의 주도권을 잡는 동시에, 탈당한 바른정당과의 연대나 통합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바른정당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로 탈당했던 만큼 인적청산을 한다면 이들이 한국당에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줘 휠씬 수월하게 바른정당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옥남 당 혁신위원회 대변인은 21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혁신위 차원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인 책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이 대변인은 친박 핵심 청산 문제에 대해서도 “관련 논의가 혁신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다만 어려운 점은 총선이 아직 3년 정도 남았기 때문에 책임을 묻게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이 분들에 대해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혁신위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홍 대표는 최근들어 박 전 대통령에 출당 논의를 위한 당내 공론화의 장을 사실상 만들어왔다. 홍 대표는 지난 16일 대구 지역 ‘토크 콘서트’를 시작으로 거의 매일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와 함께 친박 핵심 청산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앞으로 당 내에서 공격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거다. 이는 정치적 책임의 문제인 만큼 우리가 간과하고 그냥 넘어갈 순 없다” (16일 대구 토크 콘서트)

“국정농단에 관여했던 핵심 친박들과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 보수진영을 궤멸시킨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이 도리”(17일 TK지역신문 인터뷰)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 뒤에 숨어서 수근거리지 말고 당당하게 커밍아웃해서 찬반을 당내 논쟁의 장으로 끌어 들여다 보자. 이는 우파 혁신의 출발” (18일 페이스북)

“국정파탄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책임을 지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 그런 의미로 지금 (책임지도록) 추진하고 있다” (18일 서울 토크 콘서트)

“대통령은 무한 책임의 자리다. 이제 우리 냉정하게 (박 전대통령의) 잘잘못을 판단해 보자. 더는 미련을 갖고 실패한 구체제를 안고 갈 수가 없다” (20일 페이스북)

하지만 당 내 일각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논의에 대해 “아직 재판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고 반발해 당내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도부 내 류여해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박 전 대통령 출당 논의 언급이 나오자, 자신의 SNS를 통해 “시기적으로나 의미적으로 ‘왜’라는 의문이 드는 얘기다. 당 대표가 민감한 당 문제에 대해 너무 쉽게 얘기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바른정당에서도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출당 논의를 언급하는 데 대해 “제스처에 불과하다”면서 평가 절하하고 있다.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했다고 해서 바른정당이 한국당과 쉽게 연합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확정되지 않았고 가능성을 가늠하기도 어렵다”며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통합이나 연대 논의의 충분조건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통합의 충분조건에 대해 “정치개혁”이라며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것은 대한민국 정치의 바른길 때문인데 (바른정당은) 그 길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과 같이 갈 수 있다”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바른정당이 (통합의) 중심이 될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한국당과의 통합은) ‘친박당 시즌2’일 뿐”이라고 했다.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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