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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정현백 “탁현민 사퇴 의견 냈고…난 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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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여가위, 거취 놓고 파행

경향신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21일 지난해 예산 결산심사가 여성비하 논란을 빚은 청와대 탁현민 선임행정관 거취 문제로 파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약속한 탁 행정관 사퇴를 관철하지 못한 점을 문제 삼았다. 정 장관은 “구두로 (사퇴) 의견을 전달했고 결과에 대해선 제가 무력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열린 여가위 전체회의는 당초 정 장관으로부터 업무현황을 보고받고 지난해 결산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야당이 일제히 탁 행정관 문제를 거론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정 장관은 야당 의원들이 탁 행정관 사퇴 건의 경과를 묻자 “약속한 대로 구두로 저의 의견을 전달했고, 그 이후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좀 무력하다”고 답했다.

정 장관의 답변 이후 분위기는 더 격앙됐다. 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장관이라는 자리는 건의를 했다면 반영될 때까지 노력하는 자리”라며 “그냥 한 번 건의하고 소임을 다했다고 할 자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도 “장관이 탁 행정관이 계속 일하는 것은 (그대로) 보면서 대한민국 여성들의 상처는 묵인하고 가느냐”며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으면 업무보고를 받을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이에 대해 거듭 “소임을 다했다고 한 것이 아니고 무력하다고 말씀드렸다”며 “장관 능력 부족이라는 지적은 가슴 깊이 받아들이고 앞으로도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찾아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청와대 인사 문제로 여가위가 정회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회의는 40여분 만에 정회됐다. 여가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한 시간여 만에 속개된 회의에도 불참한 채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탁 행정관 거취 문제 해결을 주장했다.

한국당 간사인 윤종필 의원은 회견을 마친 뒤 “문재인 정부의 장관이지만 모든 여성을 대표하는 여가부 장관이 탁 행정관 문제를 단지 ‘무력했다’는 말로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며 “장관의 추가적 조치가 있기 전까지 한국당은 업무보고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각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예산 결산심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여야는 살충제 계란 파동, 정부의 대북정책 등을 두고 곳곳에서 충돌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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