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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강경화, 한·중수교 25주년 행사 '불참' 가닥…8월24일 러시아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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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로 인한 한·중 간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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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 인터내셔널 컨벤션 센터(PICC)'에서 열린 '아세안+3(한ㆍ중ㆍ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기념촬영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마닐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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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당국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한·중 관계의 중요성을 감안, 주한 중국 대사관이 여는 수교 기념 리셉션에 참석할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강 장관은 24일 주한 중국 대사관이 서울 시내 호텔에서 주최하는 리셉션에 불참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강 장관은 리셉션이 열리는 24일 오후 러시아로 출국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9월초 동방경제포럼(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개최) 참석을 앞두고 사전 준비 작업을 위해서다. 강 장관은 24~25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과 회담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주중 한국 대사관이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호텔에서 여는 수교 기념 행사에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부장급(장관급) 인사가 참석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왔지만, 아직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내용은 없다. 외교가 소식통은 “부장급에서 온다고 하더라도 중앙 부처 부장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국의 외교 수장이 상대국의 수교 기념 행사에 불참하는 것은 사드 문제로 급전직하한 한·중 관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5년 전인 수교 20주년 기념행사와도 대조된다.

2012년 서울 호텔에서 열린 주한 중국 대사관의 수교 기념 리셉션에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참석했다. “양국이 좋은 동반자로 상생하자”는 내용의 축사를 했고, 장신썬(??森) 주한 중국 대사와 ‘와인 러브샷’도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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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8월 3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한 시진핑(가운데)과 리샤오린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왼쪽).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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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중국에서는 한·중 정부가 공동으로 기념행사를 열었다. 장소는 호텔에서 급을 높인 인민대회당이었고, 시진핑(習近平) 당시 중국 국가 부주석이 깜짝 참석해 양국의 앞날을 축복했다. 이 때 시 주석은 이미 총서기 선임을 3개월 앞두고 있는 때였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끌었다. 대외연락부장 등 8명의 장관급 인사도 참석했다.

이번 수교 25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당초 일각에서는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일 모델’이 다시 가동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무산됐다. 아베 정부의 역사 왜곡 도발로 인해 한·일 관계가 악화했던 2015년 양국은 수교 기념일(6월22일)을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6월21일 전격 방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예방해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기념일 당일 도쿄에서 열린 주일 한국 대사관의 리셉션에 아베 총리가, 서울에서 열린 주한 일본 대사관의 리셉션에는 박 대통령이 교차 참석하는 ‘빅 이벤트’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이 사드 보복을 계속, 한국 국민에게 실질적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한국만 굳이 격을 갖춰 배려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정부 안팎에 형성돼 있다. 외교가 소식통은 “중국은 북핵 때문에 배치하기로 한 사드에 대해 계속 본말이 전도된 주장을 하며 오히려 한국을 제재하고 있고, 아직까지 이를 풀겠다는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우리 국민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엄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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