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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K-9 자주포 인명 사고, 폭발 아닌 화재…'폐쇄기' 문제인듯(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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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21일 K-9 자주포 사고 관련 언론설명

부상자 진술 등 토대 초기 조사

"사고 K-9 폐쇄기서 연기 유출, 장약 연소로 불"

순직 故 이태균 상사·정수연 상병 합동영결식

부상자 5명 중 4명 중환자실…"생명 지장없어"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18일 K-9 자주포 사격 훈련 중 발생한 사고는 폭발이 아닌 화재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탄은 발사됐지만 장비의 포신 폐쇄기가 밀폐돼지 않은 상태에서 장약이 연소돼 화재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육군은 21일 K-9 자주포 사격 중 발생한 사고 관련 언론설명을 통해 “현재까지 조사 결과 부상자 진술에 의하면 사고 자주포에서 포탄 장전 후 원인불상 폐쇄기에서 연기가 나온 뒤 내부의 장약이 연소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폐쇄기 밀폐되지 않아 사고 발생한듯

육군 측 설명에 따르면 K-9 자주포 포신 뒷부분에는 폐쇄기가 있다. 이 폐쇄기가 밀폐돼야 포탄이 발사될 때 장병들이 탑승해 있는 자주포 내부로 화염과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사고가 일어난 자주포의 폐쇄기에서 연기가 나왔다는 것은 폐쇄기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상태에서 포탄을 발사하기 위한 장약이 연소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추정이다. 장약은 포를 발사할 때 탄을 앞으로 밀어내는 화약이다.

K-9 자주포의 탄은 ‘6호 장약’ 사용시 최대 사거리인 약 40㎞까지 나간다. 이번 훈련에선 35㎞의 사거리를 낼 수 있는 ‘5호 장약’이 사용됐다. 이번 사고 자주포에선 화포 내 장약 3발이 흔적도 없이 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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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는 폐쇄기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격발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는다. 이번 사고로 부상을 당한 부사수는 군 당국과의 인터뷰에서 “발사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 발사됐다”고 진술했다. 발사 버튼은 사수와 부사수가 각각 조작할 수 있다. 육군 측은 포반장까지 3명의 진술을 모두 확인해야 발사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도 발사됐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육군 관계자는 “사고 K-9 자주포의 폐쇄기에 대한 초도 조사 결과 꽉 닫혀 있지 않고 압력에 의해 약간 벌어진 상태였다”면서 “포신과 폐쇄기 사이에 ‘밀폐링’이란 게 있는데 기능을 제대로 발휘했는지 정밀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관·군 합동조사위 꾸려 정밀 조사…K-9 교육훈련 중단

이번 사고는 K-9 자주포의 장거리 사격 정확도 향상을 위한 포구속도 측정사격 중 발생했다. 포구속도는 포탄이 포구를 떠나는 순간 속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포탄 사격의 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산출값 최신화가 필요하다. 육군 5군단은 지난 달 28일부터 3회에 걸쳐 포구속도 측정사격을 실시했다. 지난 18일 마지막으로 사격하던 부대의 포반이 총 6발 중 3발째 사격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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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훈련은 훈련장이 좁아 K-9 자주포를 실제 사거리만큼 쏘지는 않고 1.2㎞ 떨어진 표적을 향해 조준 사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고가 난 K-9 자주포는 2012년 실전배치된 비교적 최신 장비로 약 120발의 사격 기록과 2300여km 주행 기록을 갖고 있다. 육군은 지난 1999년부터 K-9 자주포를 실전배치 해 현재 1100여대 가량 운용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작전 임무에 투입된 K-9 자주포를 제외한 교육 훈련 목적의 사격은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군은 전문적인 조사를 위해 소방청과 경찰청 등 폭발 및 화재분야 전문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장비 및 탄약 관련 업체 등을 포함한 합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이번 사고로 화포 내부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7명의 장병 중 고(故) 이태균 상사(26)와 故 정수연 상병(22)이 치료 중 사망했다. 이들에 대한 장례식이 이날 오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육군5군단장 장(葬)으로 진행됐다.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부상자의 경우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에 1명이 입원 치료 중이다. 민간병원으로 옮긴 4명 중 3명이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 중이고 1명만 일반병실에 입원해 있다. 부상자들은 주로 얼굴 쪽에 화상을 입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게 국군의무사령부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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