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20일 출범 후 100일간의 국정운영 성과를 국민에게 직접 알리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연 것을 계기로 국정개혁의 돛을 높이 올렸습니다.
지난 17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의 성과와 향후 구상을 소상히 밝혔던 문 대통령이 이날 새 정부의 '백일잔치'격인 대국민 보고대회를 통해 지난 100일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음을 천명한 것입니다.
지난 100일이 국정개혁의 설계도를 그리고 기초를 다지는 기간이었다면, 대국민 보고대회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실행'의 단계로 접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날 국민인수위원회의 대국민 보고대회는 여러 면에서 파격이었습니다.
우선 장소 선정부터가 그랬습니다. 외국의 정상 등 귀빈을 모시는 시설이자 일반 국민들은 평생 한 번 가보기도 힘든 청와대 영빈관이 선택됐습니다.
이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며, 새 정부가 국민이 직접 제안한 정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통령 내외가 직접 참석한 행사임에도 대통령의 권위를 살리기 위한 별도의 의전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귀빈을 모시고 장중한 행사를 여는 데 사용돼온 청와대 영빈관은 마치 콘서트장이 된 듯했습니다. 식전행사로 대중가수의 공연이 펼쳐지자 중앙행정부처의 장관과 청와대 참모 등 고위 공직자들도 일반시민과 마찬가지로 손뼉을 치고 웃음을 보였습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50여 일간 운영된 국민인수위원회에 가장 많이 접수된 질문에 관계부처의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가 직접 답변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질문자는 국민인수위원회에서 소통위원으로 활동한 홍서윤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소장, 서천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해당 질문을 직접 제기한 시민 중 선발됐습니다.
일부 참석자들은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자유롭게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했습니다. 예전에는 청와대 경내행사나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행사에서의 촬영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바른정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 100일 기념 대국민 보고대회를 '쇼통의 끝'이라고 혹평했습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의 쇼통의 끝을 보았다"며 "대국민 보고라는 셀프 백일잔치를 할 만큼 우리 상황이 그리 한가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일선 장병들은 을지훈련 준비에 한창이고, K9 자주포 순국장병들의 영결식이 당장 내일"이라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엄중한 마당에 대통령은 한반도 안보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1일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기획했다는 대통령의 대국민 보고대회는 그들만의 잔치, 예능쇼와 다름없는 천박한 오락프로그램을 짜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람은 술에 취할 수 있지만, 청와대는 지지율에 취한 것 같다. 요즘 청와대는 잔치와 쇼에 취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그는 "누가 질문하고 누가 답변할지에 대한 각본이 짜인 1시간 동안의 소통 아닌 '쇼통쇼'에서 북한 핵문제나 최근 문제가 된 살충제 계란 문제에 대해 언급조차 없었다"며 "도대체 무슨 보고대회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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