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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전기차에 남은 전기, 내 ESS에 저장…新기술로 에너지 정책 보조 맞추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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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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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지은 기자 = #평소 전기차로 출퇴근하는 A씨는 차에 남은 전기를 도시 전력망에 흘려보냈다. 전기차배터리 잔량을 다시 도시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는 양방향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방향 충전이 가능해지면서 주차된 전기차들의 배터리가 거대한 에너지 저장장치(ESS)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A씨가 사는 도시는 차량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도시 전력망에 공급하는 시스템이 원활히 운영되면서 무리하게 화석연료로 에너지를 생산하지 않게 됐다.

기업들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 생산과 소비자 중심의 전력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전기차용 양방향 충전기, LG화학·삼성SDI·효성이 연구개발 중인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이 대표적이다. 소비자 중심의 전력 정책이란 전력 수요관리를 통해 가정·산업현장에서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뜻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 사용 시간대와 소비량을 고려한 탄력적인 전력요금제 운영도 가능해진다.

◇전기차 10만대 모이면 도시 전력난 ‘끝’
현대모비스는 16일 전기차 탑재형 양방향 충전기(OBC)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기차용 양방향 충전기는 도시와 자동차를 연결하는데 핵심적인 기술로 손꼽힌다. 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충전식 친환경차를 전력망과 연결시켜 주행 후 남은 전기를 도시 전력망으로 다시 송전하는 것(V2G)이다. 전기차가 운행할 때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ESS가 되는 셈이다.

차량이 공급하는 전력은 작게는 가정이나 마을 등에서 비상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 4대면 20가구가 하루치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이보다 많은 차량이 보급될 경우 여유 전력을 확보해 대규모 정전사태 등을 방지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정전으로 인한 산업계 피해액은 연간 6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V2G 적용 차량 10만대가 보급될 경우, 화력발전소 1기의 발전용량에 준하는 500메가와트(MW) 수준의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자동차 운행시간이 20% 이하이고 나머지는 주차 중”이라며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V2G는 일본, 덴마크, 미국, 중국 등지에서 시범사업이 한창이다. 북미 컨설팅 회사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V2G 시장은 2025년까지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한국전력공사가 2015년부터 추진한 ‘V2G 실증사업’에 참여해 양방향 OBC 개발을 담당했다. 지난해부턴 현대자동차의 친환경차 ‘아이오닉’, 기아자동차 ‘니로’ 등의 차종에 공급하고 있다. 안병기 현대모비스 친환경설계실장 이사는 “V2G는 2020년께 국내에서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양방향 OBC의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에너지 손실률도 한층 더 낮추겠다”고 밝혔다.

◇신재생 에너지 확산시 주거지·공공기관 ESS 필수품 될 듯
정부는 2020년까지 모든 공공기관에 ESS를 설치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신재생 에너지는 생산이 불규칙하다는 단점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많이 생산되거나, 한동안 전력이 생산되지 않으면 일상 생활에서 불편을 겪을 수 있어 ESS가 필수적이다. LG화학·삼성SDI·효성 등이 ESS 연구개발에 집중해왔다.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에 따른 전기료 인상을 피하기 위해 자체 발전 비중을 늘리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관련 민간기업으론 SK·포스코·GS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정부는 발전사업자의 신재생 의무할당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내년엔 5%, 2030년엔 28%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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