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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평상복 입은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 나와...진위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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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성갤러리, '구한말·일제강점기 특별전'서 공개

아시아투데이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제공=다보성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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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전혜원 기자 = ‘비운의 왕비’ 명성황후(1851∼1895)를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초상화가 나왔다.

이제껏 고종의 비인 명성황후의 초상화나 사진으로 확정된 작품이 전혀 없었던 만큼, 이 초상화를 놓고 진위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 다보성갤러리는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 광복 72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구한말·일제강점기 특별전’에서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를 공개했다.

이 초상화는 세로 66.5㎝, 가로 48.5㎝ 크기로, 두건을 쓰고 하얀 옷을 입은 여성이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서양식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

족자 뒷면에는 ‘부인초상’(婦人肖像)이라는 글자가 세로로 적혀 있다. 다보성갤러리 측은 적외선 촬영 결과 ‘부인’ 글자 위에 ‘민씨’(閔氏)라는 글씨가 있었으나 나중에 훼손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보성갤러리는 그림 속 인물이 착용한 신발이 고급 가죽신인 데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독립정신’의 명성황후 추정 사진과 용모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명성황후의 초상화가 맞다고 주장했다.

이어 왕비가 평상복을 입어 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고리와 치마에 무늬가 있어서 평민이 입던 옷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관장은 “그림의 출처는 밝히기 곤란하다”며 “‘민씨’ 부분의 적외선 촬영은 이오희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명예회장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명예회장은 “3년 전쯤 조사한 기억이 있다”고 회상한 뒤 “이미 글씨가 사라진 상태였는데 촬영 결과를 보면 글자가 ‘민씨’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며 확답을 피했다.

학계에서는 이 그림이 공개되자 명성황후 초상화로 단정할 만한 결정적 단서가 없다는 반론이 나왔다.

미술을 전공한 한 교수는 실물을 보지 못해 정확한 감정이 어렵다면서 “한복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점을 보면 화가가 한국인이 아니라 일본인일 확률이 매우 높다”며 “초상화의 얼굴 모양도 일본인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근대사 분야의 또 다른 교수도 명성황후의 초상화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옷차림이나 용모가 왕비의 초상화라고 하기에 너무 초라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명성황후 추정 초상화 외에도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인물들이 남긴 묵적(墨跡) 등 유물 300여 점이 출품됐다. 손병희, 윤봉길, 이준, 조병옥 등 독립운동가 15인의 글씨 대부분이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전시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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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의 ‘대련’./제공=다보성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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