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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트럼프, 백인 우월주의시위 폭력사태 '양쪽 모두 책임' 발언…미국 정재계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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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아시아투데이 이미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백인우월주의 시위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를 두고 “양쪽에 책임이 있다”고 말하면서 각계에서 비판받고 있다.

미 CNN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주말 샬러츠빌의 폭력사태를 두고 기자들과 설전을 벌이다 “양쪽 편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안좌파’가 손에 곤봉을 들고 돌진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안좌파란 극우단체인 ‘대안우파’를 빗댄 말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대안 좌파’라고 이름붙인 편을 양측에 두고 동일시했다고 비판하며 ‘애매모호한 발언을 거듭하며 사람들을 경악케 하던 트럼프 대통령의 꾸미지 않은 시각이 드러났다’고 평했다.

지난 12일 샬러츠빌에서는 백인우월주의의 상징적 인물 로버트 E.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는 데 반대한 백인 우월주의 단체가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나치 깃발을 들고 다양성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흑인 민권단체 등 다양한 단체가 맞불시위를 벌이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으며 나치 추종자로 알려진 20대 남성이 차량을 시위대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애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사태 발생 직후 “여러 편”에 책임 소재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후 백악관 보좌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무마하려고 애썼으나 이날의 돌발발언으로 소용없게 됐다.

실제로 트럼프의 양비론 발언은 언론뿐만 아니라 정재계에서 강하게 비판받고 있다.

특히 대통령 자문단에 참여했던 재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줄줄이 사퇴하며 강력하게 의사표시를 했다.

매체에 따르면 전날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을 시작으로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의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CEO,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CEO, 전미제조업연맹(AAM)의 스콧 폴 회장이 대통령 직속 제조업자문위원단(AMC)에서 탈퇴했다.

사퇴하지 않은 CEO들도 인종주의와 백인 우월주의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 정치권도 공화당·민주당을 불문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분명히 해야 한다. 백인우월주의는 역겹고 편견은 이 나라를 대표하는 모든 것과 반대한다. 도덕적 모호성은 안 된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 “위대하고 좋은 미국 대통령은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추구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극우진영에서는 곧바로 환영 메시지가 나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인우월주의 단체로 악명높은 쿠클럭스클랜(KKK) 대표를 지낸 데이비드 듀크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정직하고 용기 있게 ‘샬러츠빌 사태’의 진실을 말하고 좌파 테러리스트들을 비판한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국의 극우단체들은 더욱 활개를 칠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이번 주말 워싱턴DC, 시애틀, 뉴욕, 보스턴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극우단체의 추가 집회 및 시위가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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