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5 (금)

外人의 변심?…코스피 8개월연속 상승 기록 `아슬아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죽지세를 보였던 코스피가 다시 살얼음판에 섰다. 가까스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8개월 연속' 상승 기록을 달성하더라도 다음달까지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그동안 지수 상승을 견인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대장주가 최근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으로 급격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다음달까지 코스피가 추가 상승을 이어갈지, 본격적인 조정 장세로 진입할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만 지켜봐야 할 딱한 처지가 됐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8일 2400.99로 마감해 전월 종가(2391.79) 대비 9.20포인트(0.38%) 상승했다. 31일 마지막 날 지수 흐름을 지켜봐야 하지만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상승 기록을 가까스로 달성할 가능성이 다소 높아 보인다. 지난 27일까지만 해도 전월 대비 50포인트 이상 상승해 여유가 있었지만 28일 하루 새 42.25포인트나 급락하면서 불안감이 커진 상태다. 다행히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기술주 시장인 나스닥이 0.1% 하락하는 데 그쳤다. IT주 고평가 논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일단 진정된 것으로 단기 국내 주식시장의 추가 조정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28일 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지켜봐야 할 변수다. 거듭되는 북한의 도발은 투자자들의 학습효과로 인해 지금까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지만 도발 강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거세진 만큼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들이 원화 보유가 불안하다고 생각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게 되고 이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코스피가 오름세로 돌아선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을 되돌아보면 올해 5월 코스피가 6.44% 급등하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인 순매수는 3월에 3조5070억원으로 절정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일종의 선행지표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과거 7월 여름휴가 시즌에 주식시장은 수급상 불리함으로 인해 약세장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 기업들의 2분기 기업이익이 양호한 데다 미국과 유럽의 급격한 양적완화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외부 악재를 뛰어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8개월 연속 이례적 상승을 기록 중인 이유는 수급 측면에서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지수 급등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매도 압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글로벌 주식시장의 강세 국면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S&P500 지수와 대만 자취엔지수도 각각 9개월 연속,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3개 지수 모두 최근 연속 상승이 역대 최장 기록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의 최대 위험 요인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가 식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심리가 분출하면서 코스피가 계속 상승 기조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증권사들의 8월 주식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8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제시한 3개 증권사의 상단 평균은 2510, 하단 평균은 2366이다. 2500 돌파가 가능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과 2400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시장의 조정 움직임을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8월 주식시장의 향배도 결국 외국인들 손에 달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국인은 지난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5599억원을 팔아 치웠다. 2015년 8월 24일(7291억원 순매도) 이후 2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이로 인해 순식간에 7월 월간 기준으로 외국인은 2774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버렸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4차 산업에서 시작된 현재의 IT 주도 사이클이 끝난 것은 아니다"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맞물려 일부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물이 소화되고 나면 IT를 중심으로 한 추세적인 강세 흐름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만큼 추가 매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작년 2월 중순 이후 20조원을 매수한 만큼 한국 주식 추가 비중 확대는 제한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다만 우리나라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어 본격적 자금 이탈을 하기보다는 종목 교체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신헌철 기자 / 최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