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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대통령 만난 대기업들, 후속조치 마련에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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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과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를 가진 이후 재계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간담회 전후로 총수 등이 나서 상생 협력, 일자리 창출, 정규직 전환 확대 등의 선물보따리를 내놓았기 때문에 이를 실현할 후속작업에 착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대통령과 논의했던 내용들을 담은 구체적인 방안을 조만간 속속 내놓을 예정이다. 간담회에 앞서 내놨던 방안은 좀 더 다듬어 보다 업그레이드된 결과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화그룹은 금춘수 부회장이 27일 간담회에서 “태양광 진천 음성 클러스터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상시종사자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후,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추진 방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간담회 이전에 이미 각사별로 비정규직 상황을 파악해 놨다”며 “간담회에서 관련 이야기가 나와 이르면 이번주 중에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간담회에서 “앞으로 3년 동안 롯데의 정규직화 전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롯데는 5년간 7만명을 신규 채용하고 3년간 단계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롯데는 단계적 정규직 전환을 위한 현황 파악과 적정성 검토에 들어갔다. 직종별 급여와 복리후생, 직급체계 등을 감안해 어느 업종부터 정규직 전환을 시작할지 협의 중이다.

GS그룹의 경우 자회사인 GS리테일이 GS25 가맹점주에게 9000억원을 지원하는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가맹점주의 고충을 고려해 최저수입 보장제도를 확대한다. GS는 지난 26일 본부와 가맹주 간 협의회를 통해 매년 최저수입 보장금과 전기료 지원금 등 750억원에 이르는 직접지원 방안을 포함, 9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 방안에 대한 합의를 마친 상태다. 이미 방안이 나온 만큼 내년 시행을 목표로 구체적인 로드맵 작성에 돌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간담회에 앞서 밝힌 구상대로 협력업체 지원 자금을 늘리고 사회적기업 확대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기존에 1차 협력사만 대상으로 운영하던 동반성장펀드 규모를 4800억원에서 6200억원으로 늘려 2·3차 협력사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현금결제 비중도 늘리는 게 골자다. 평소 사회적기업에 공을 들여온 최 회장은 간담회에서 “사회적기업 200개 지원을 통해 고용 창출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2차 협력업체에 대한 현금결제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차 협력업체에만 현금을 지급하던 방식을 2차 협력업체로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동반성장펀드 5000억원을 조성했다. 삼성 디스플레이도 최근 1·2차 협력업체 간 대금 지급을 어음이 아닌 현금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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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과 현대차도 협력업체와의 상생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앞으로 해외 진출 시 중소 장비업체와 공동 진출해 상생 협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1000억원의 상생펀드를 조성했고 이 중 50%는 2·3차 협력업체를 직접 지원하는 데 쓰인다. 또한 LG와 1차 협력업체 간 계약 시 1차 협력업체와 2·3차 협력업체의 공정거래를 담보하는 조항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대차는 간담회 내용 등을 토대로 협력업체 상생 방안 등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골목상권 상생 일자리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신세계그룹은 기존에 스타벅스와 이마트 등에서 시행 중이던 경력단절 여성 일자리 제도를 이어가는 한편,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와 편의점 위드미 가맹점주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2차전지, 음극재 등 사업에서 신규 일자리 창출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간담회 후 긴급 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일자리와 상생협력을 눈앞의 비용으로 인식하지 말고 경쟁력 향상 방안으로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일부 기업은 하반기 채용 규모 확대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화답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간담회에 앞서 지난 1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하반기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황창규 KT 회장도 하반기 4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재계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문 대통령과 대기업 관계자가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다만, 실적 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대중공업 등 일부 기업은 신규 채용 등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걷힐 기미가 보이면 이들 기업도 관련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영득·노정연·주영재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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