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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2017 시공능력]맏형 현대건설 내년엔 삼성물산 제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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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왼쪽)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건설업계 최대 라이벌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내년엔 초박빙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왕좌자리(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놓고서다. 올해 삼성물산이 4년 연속으로 수위 자리를 수성했지만, 이들간 그 평가액 격차가 크게 줄고 있어서다. 업계 맏형 현대건설이 지난해 건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클럽’에 가입하는 등 실적이 고공행진 중인데다,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운 주택사업 등에서도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반면 그룹 총수 부재 리스크가 있는 삼성물산은 래미안 주택사업 등 국내외 사업에서도 힘이 빠지는 분위기가 감지되서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 시공능력평가’ 결과, 토목건축공사업에서 삼성물산㈜이 16조 5885억 원으로 2위 현대건설(13조 7106억 원)을 누리고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두 회사 간 격차(6조 1000억 원 → 2조 9000억 원)는 3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내년엔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제왕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영실적부터 현대건설이 대약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건설업계 최초로 1조클럽에 가입한데 이어 최근에 발표한 상반기 실적(연결기준)도 영업익이 5104억원을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1조클럽 가입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도 66조7805억원으로 삼성물산(27조8210억원)보다 2배가 넘게 확보하고 있다. 모그룹인 현대차그룹의 삼성동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등 국내 수주고는 물론 해외건설 시장에서도 올해 수주고 1위를 기록중인 같은 현대차 그룹계열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선전하고있다보니 나온 결과다. 힐스테이트 주택사업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워 강남 등 국내 최고급 주택시장에서 패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건설은 5곳에서 총 1조953억원의 정비사업 수주고를 올리며 수주 실적에서 2위를 차지했다. 개포주공 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를 비롯해 반포 삼호가든 재건축 등에 디에이치 깃발을 꼽은 현대건설은 강남권 올해 하반기에도 강남 최대어인 반포주공1에 화룡정점을 찍겠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강남권에 거대한 H라인을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 가능성도 현대건설의 1위 탈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같은 현대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합병한다면 단숨에 압도적 1위가 될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현대차 그룹의 지배 구조 이슈가 대두되면서 이들 대형 건설사간 전격적인 합병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건설·리조트·패션 등으로 구성된 삼성물산은 힘이 빠지고 있어 내년 왕좌자리를 내놓을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시공능력 평가액이 지난해 19조3762억원에서 올해 16조5885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이 같은 기간 13조2774억원에서 13조7106억원으로 5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과는 크게 대조적인 것이다. 국내 주택사업도 발걸음이 무겁다. 특히 업계 1위 브랜드 래미안을 갖고 있으면서도 최근 재건축 수주가 수년간 제로를 기록하는 등 사업이 축소되며 재차 주택사업 철수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최근 재등판이 예고되던 서울 방배5구역과 서초 신동아는 물론 강남 최대어 반포주공1단지(1·2·3 주구)에서도 래미안이 모습을 들어내지 않아 사업 동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섬성전자 부회장의 부재도 삼성물산의 경영행보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4년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현대건설이 지속적으로 추격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합병이후 리조트와 조경 등 타 사업부문과 더해져 시공능력이 반영돼 이미 현대건설이 역전한 것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온다. 이들 그룹사간 자존심이 걸린 만큼 내년엔 초박빙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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