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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바꿔야 산다"…대형마트 최초 '그로서란트' 선보인 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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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 속 식재료, 스테이크·랍스터로 즉석 조리…기존 영업방식은 성장한계, 서비스 혁명 시작된 대형마트]

머니투데이

롯데마트가 27일 선보인 서울 서초동 '롯데마트 서초점'. 그로서란트 마켓 콘셉트인 이 매장에선 고객이 고른 신선식품을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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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를 구입해 그 자리에서 즉석 조리해 식사할 수 있는 신개념의 대형마트가 등장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대형마트가 육류, 해산물, 채소, 과일 등 주요 신선식품 판매대 바로 옆에서 즉석 조리해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롯데마트는 2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오피스빌딩 '마제스타시티' 지하 1~2층에 서초점(9425㎡·2856평)을 열고 국내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신선식품 중심의 '그로서란트' 마켓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그로서란트는 식재료 구입과 식사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을 의미한다. 앞서 유통·외식업체들이 국내에 선보인 그로서란트 매장들이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일부 식재료를 판매하는 방식이었다면 롯데마트 서초점은 대형마트의 최대 강점인 품질 좋은 신선식품 판매에 초점을 맞춘 것이 큰 차이점이다.

◇"대형마트 맞나"…내 식재료가 '스테이크·랍스터'로 변신=지하철 서초역과 가까운 도심 상권에 들어선 롯데마트 서초점은 기존 대형마트와는 완전히 다른 콘셉트로 구성됐다.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1차원적인 유통망에서 벗어나 집에서 조리하기 어려운 스테이크, 해산물 등 요리를 매장에서 바로 먹거나 포장해 갈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를 더했다.

스웨덴 '어번델리', 영국 '데일스포드 오가닉', 미국 '일 부코 에리멘터리 앤 비네리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로서란트 매장이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레스토랑 요리 중심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롯데마트 서초점의 경우 장을 보러 온 고객들이 직접 고른 신선식품을 즉석에서 조리해준다. 레스토랑이 아닌 식재료 중심의 한국형 그로서란트 매장을 선보인 것이다.

조리 서비스 공간은 △스테이크 △씨푸드 △주스 △샐러드 등 크게 4곳으로 구성돼 있다. 소비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식재료를 품목별로 500~2000원의 조리비를 지불한 뒤 요리를 받아 그 자리에서 식사하거나 포장해 갈 수 있다.

점포 구성도 차별화했다. 보통 1만1550~1만3200㎡(3500~4000평)에 달하는 일반 점포보다 전체 면적이 20~30% 작지만 고객 휴게시설과 식사 공간은 오히려 넉넉히 배치했다. 매장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2079㎡(630평) 공간에 신선식품과 조리서비스 시설을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일반 점포의 경우 신선식품 면적이 전체의 4분의 1 이하인 만큼 서초점의 경우 신선식품 공간이 30% 이상 넓은 셈이다.

매장 공간이 줄어든 만큼 가공식품과 생필품 구성을 줄였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품목과 브랜드를 엄선해 일반 점포의 40~50% 수준으로 개수를 줄였다. 일반 점포에는 2만~3만개 품목이 들어가지만 서초점에는 1만~1만5000개 품목이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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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문을 연 롯데마트 서초점/사진제공=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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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야 산다"…서비스 혁명 시작된 대형마트=롯데마트가 신개념 매장을 선보인 것은 기존 영업방식으로는 성장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통 규제가 점점 강화되는 분위기인데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 사업까지 발이 묶이면서 실적 악화를 거듭한 것도 한 요인이다.

실제 롯데마트는 올 1분기 매출액이 2조750억원으로 5.3% 감소했고 2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동안 백화점과 함께 롯데쇼핑 실적을 견인해 온 든든한 '투톱'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1~2년새 손실이 쌓이면서 내부적으로 분위기도 달라졌다.

하지만 최근 롯데마트의 새로운 시도는 천편일률적인 국내 대형마트 시장에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식료품에 초점을 맞춘 그로서란트 매장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미식 사치족'(음식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을 잡는데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번 그로서란트 마트는 온라인몰이 할 수 없는 대형마트만의 강점을 살리자는 데서 출발했다"며 "앞으로도 대형마트 본업의 기본에 충실한 차별화된 유통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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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문을 연 롯데마트 서초점/사진제공=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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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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