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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결코 웃지 못하는 삼성전자…“지금이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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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둘러싼 대내외 위기요소 적지 않아

- “까딱하면 구멍가게 된다” 이건희 회장 발언 다시 회자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까딱하면 삼성도 구멍가게 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0년 한 해외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의 과거 발언이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2017년 2분기에 말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세계 최대 시가총액 기업인 애플의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최대 실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삼성 내에선 ‘위기’가 거론된다. 이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 컨트롤타워 부재 등 내부 문제와 초대기업 법인세 인상이 논의 되는 외부 사안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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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세계 비금융업체 가운데 최대치다. 그러나 삼성 총수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는 삼성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대규모 투자계획은 사실상 실종된 상태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수년전 반도체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오늘의 삼성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이제는 미래를 준비해야하는 시점이지만 지금 삼성은 사실상 정지된 상태”라고 전했다.

대규모 인수합병 발표가 사라진 것도 오너 부재의 영향이 크다. 삼성은 지난해 9조원을 투자해 세계적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하는 등 지난 5년 동안 10여개의 크고 작은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전자의 투자는 실종된 상태다. 현재의 투자는 과거에 계획했던 안건을 실행에 옮기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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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삼성전자는 평택 1라인 증설로 오는 2021년까지 총 3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화성사업장에 6조원을 투입해 첨단 인프라에 최적화된 신규라인 확보로 미래 반도체 시장을 준비중이다. 향후 5년 동안 예정된 투자액수는 50조원 규모이다. 이같은 투자 계획은 이미 예정된 사안일뿐 추가적인 투자 활동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이다.

재계 고위 임원은 “최근 삼성전자와 관련된 ‘단독보도’들이 사라졌음을 유의있게 볼 필요가 있다.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이 주요 단독기사의 소재였는데, 그런 기사들이 사라졌다는 것은 삼성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퀄컴사의 7나노 스냅드래곤 수주에 실패했다. 대만 TSMC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반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를 대신할 새로운 고객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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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외부 위협 요소도 적지 않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는 초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상을 추진중이다. 이날 정부와 여당이 함께하는 당정 협의체에서 초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을 구체 논의했다. 소득 2000억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를 22%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또 국회에선 이사·감사 분리선출 사안과 집중투표제 도입 방안이 논의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 방안도 강도있게 추진중이다.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반도체도 마냥 낙관키는 어렵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150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현재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2018년이 정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기관의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수정하겠다고 나섰고, 한국 가전업체들이 미국 현지에서 소송에 휘말리는 등 통상압박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IT 산업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M&A를 통한 첨단기술 확보와 전략적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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