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OLED에 '17조' 베팅 건 한상범 "후발주자 저력 보여줄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투데이

LG디스플레이 CEO(최고경영자) 한상범 부회장이 26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진행된 LG디스플레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제공=LG디스플레이



아시아투데이 김민수 기자 = 2020년까지 한국과 중국에 약 17조원을 들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허브를 만들겠다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표한 LG디스플레이 CEO(최고경영자) 한상범 부회장이 업계에서 최초로 대형 OLED TV 양산을 성공시킨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소형 플라스틱 올레드(POLED)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상범 부회장은 26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초 6월 말에서 한 달 정도 투자 의사 결정이 늦어진 데 대해 “대형 OLED의 경우 10.5세대와 8세대의 기술 차이와 투자 타이밍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중소형 POLED는 투자비가 워낙 커 고객사와 커미트먼트(commitment·약속) 협의를 하느라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020년까지 10.5세대 대형 OLED 선행 투자에 약 5조원을, 중소형 POLED에는 약 10조원을 투자하는 사상 최대 ‘베팅’을 걸었다. 특히 후발주자인 중소형 POLED의 경우 이번 투자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구미와 파주에 6인치 스마트폰을 연간 1억2000만대 생산할 수 있는 POLED 생산능력(캐파)을 갖추게 된다. 대형 OLED는 시장 선도업체인 만큼 8.5세대의 다음인 10.5세대을 선행적으로 개발해 산업 내 표준화를 시도한다.

유리기판 대판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POLED는 벤더블·롤러블·폴더블 등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엣지 디스플레이’ 형태로 처음 도입하며 글로벌 공급량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한 부회장은 “POLED 후발주자지만 LG전자 스마트 워치나 타 고객사 등 일부 모델에 POLED를 납품하고 있다”면서 “선발주자는 아니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향후에 고객과 조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기까지 거듭해온 고민들도 공유했다. 한 부회장은 “파주 P10을 처음 생각한 때가 2014년 말이었다. 2015년 OLED 양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OLED 캐파를 더 늘려야겠다 확신했다”면서 “업계에서 LCD 투자에 대한 추측도 많았지만 이미 10.5세대 OLED 투자를 확정해 놓고 있었고, 다만 이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검토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아시아투데이

26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진행된 LG디스플레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왼쪽부터) 이방수 경영지원그룹장(부사장), 한상범 부회장, 송영권 전략/마케팅그룹장(전무) / 제공=LG디스플레이



17조 베팅을 건 한 부회장의 다음 고민은 현재 주 수익원인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OLED로 전환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다.

한 부회장은 “OLED로 사활을 걸었으나 LCD 차별화 제품으로 투자여력은 계속 확보할 것”이라면서 “육성중인 사이니지와 오토모티브 사업의 올해 매출은 각 1조 수준으로 2020년에는 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번 투자로 2020년 LCD와 OLED의 비율은 6:4가 될 것”이라며 “그전까지는 (중소형 POLED가 주 수익원인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CD로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으로 TV와 IT에서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고, POLED도 엔지니어들이 수율 등 여러 측면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회장은 LCD 투자는 향후 전면 중단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LCD TV에 대한 추가 투자는 없을 것”이라며 “계획대로 P2·P3·P4 공장은 닫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고해상도 모니터, 노트북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어 IT 제품에 대한 투자는 일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이외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마이크로 LED 사업에 대해 “대형 어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맞춰 최고기술경영자(CTO) 산하에서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롤러블·폴더블 등 미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폼팩터도 준비하고 있지만, 제품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부회장은 이번 국내 15조 투자와 함께 중국에도 약 5조원을 투자해 8.5세대 OLED 신규 생산라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한 부회장은 “중국(광저우)는 이미 8.5세대 LCD 생산지로서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단일시장으로는 북미에 버금가는 시장”이라면서 “지난해 말과 올해를 두고 투자 시점을 고민하다가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10.5세대 OLED 선행 투자와 중국 8.5세대 OLED를 동시에 투자하는 것은 향후 60인치 이상 대형 OLED TV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는 판단 떄문”이라면서 “현재 1400만대 수준인 60인치 이상 대형 OLED TV 시장은 2020년 45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OLED는 백라이트가 없이 스스로 빛나는 자발광 소자를 사용한 디스플레이로 LG디스플레이가 TV용 대형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대형 OLED에 집중해온 LG디스플레이는 TV 이외 모바일·자동차·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중소형 OLED 시장이 커지면서 더 이상 시장 진입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