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2분기 실적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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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매출이 1조4130억 원, 영업이익 1304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8%, 57.9%가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1∼6월)에는 매출 3조4790억 원, 영업이익 7288억 원으로 반기 실적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었다.
설화수, 라네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은 1조2050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6.5% 줄었다. 이니스프리(1535억 원)와 에뛰드(586억 원)의 매출도 각각 28%, 31% 감소했다. 특히 에뛰드는 영업이익이 ―5억 원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사드 배치 결정으로 올 3월 중국 정부가 한국행 여행상품 판매를 금지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줄어든 여파가 컸다.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 매출이 14.7% 감소하는 등 관광 상권의 매출이 급감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에서는 고객의 60∼70%가 중국인 관광객일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해외 사업의 경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 성장한 8855억 원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16.0%가 줄어든 1079억 원을 나타냈다. 동남아 시장에서의 매출액 증가세가 높았지만 중국, 홍콩 등 중국권 지역의 성장세가 둔화돼 수익성이 악화됐다. 아시아 사업 중 중국 비중이 50%를 넘어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발(發) 리스크에 취약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최소 3분기까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번 실적 악화로 아모레퍼시픽은 10여 년 만에 상반기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직원들에게 연봉의 10∼20% 정도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상·하반기 두 차례에 나눠 지급해왔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내수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제품을 출시하고 중국 의존도를 줄여 신규 시장을 찾아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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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여파는 경쟁사인 LG생활건강의 실적에도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부문 2분기 매출(7812억 원)과 영업이익(1487억 원)은 지난해에 비해 각각 4.7%, 2.7% 줄었다. 면세점 매출이 26% 감소했지만 중국 현지에서 ‘후’ ‘숨’ 등 고급 브랜드의 매출이 오르면서 감소 폭을 상쇄했다.
화장품 사업의 이익은 줄었지만 생활용품, 음료 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각각 2.1%, 28.2% 증가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늘었다. 2분기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23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 높은 수치다. 사업 다각화 덕분에 실적 안정성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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