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출범부터 '균형' 논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립적 인물 찾는다더니..'진보' 김지형 前대법관 위촉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김상윤 기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출발부터 균형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는 중립적이고 덕망있는 인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겠다고 공언해 왔지만, ‘깜깜이’로 진행된 인선 결과는 진보 성향이 뚜렷한 김지형(59) 전 대법관이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김지형 위원장께서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대법관을 역임하신 탁월한 법률가이고 균형감각을 갖춘 법조인으로서 신망과 덕망이 두터운 분”이라며 “이후에도 삼성전자 반도체질환 조정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는 등 사회적 갈등해결과 공익적 사회가치 확대를 위하여 꾸준히 활동해 오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법조 경륜, 지속적으로 사회갈등 해결에 참여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해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중립적으로 관리해 줄 가장 적합한 분으로 판단돼 위원장으로 모시게 됐다”고 위촉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력에 대해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는 의견이 많다. 갈등조정 경험이 많은 것과 별개로 뚜렷한 진보 성향을 가진 인물이 위원장을 맡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법관을 지낼 때 진보 성향 판결을 많이 낸 일명 ‘독수리 5형제’ 중 하나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등 정치적 색깔이 분명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무조정실은 인문사회 분야 위원으로 김정인(39) 수원대 법행정학과 조교수와 류방란(58) 한국교육개발연구원 부원장을 위촉했다. 과학기술 분야에선 유태경(38) 경희대 화학공학과 부교수와 이성재(38) 고등과학원 교수가 위촉됐다. 조사통계 분야는 김영원(58)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와 이윤석(48)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갈등관리 분야에선 김원동(58) 강원대 사회학과 교수와 이희진(48) 한국갈등해결센터 사무총장이 활동하게 된다.

이들 가운데 원전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다. 비전문가들에게 국가 에너지 대계(大計)의 운명을 맡기는 형국이 된 셈이다. 이성재 교수가 물리학자이긴 하지만 원자력 전문가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위원회는 통상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조직인데 여기서 국가적 중대 사안을 가볍게 다룰 우려가 있다”면서 “전문가들이 배제된 상황에서 제대로 결정이 나올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임성진 전주대 사회과학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가 중립적 인사로 구성한 만큼 합의를 잘 내고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가 공론화 과정에 대해 숙련이 되지 않은 터라 최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이끌 필요가 있다”고 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