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최저임금까지 오른다는 소식에 음식점 업주들의 한숨소리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들안길에서 한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최저임금대로 월급을 주면 인건비만 한 달에 200만원 이상 더 나가야 할 것 같다"며 "매출이 늘지 않으면 결국 직원들을 줄이거나 그것마저 어려우면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대구는 전국 7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이 가장 높아 최저임금 상승 타격이 유난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2.8%로 7대 대도시 중 단연 1위다. 다음으로는 광주(22.1%) 부산(19.5%) 서울(18.4%) 등 순이었다. 인구 1000명당 자영업자 수도 대구가 95명으로 서울(104개) 다음으로 많았다.
이처럼 대구에 자영업자가 유난히 많은 것은 높은 청년(만 19~29세) 실업률과 관련이 많다. 통계청 고용동향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구지역 청년실업률은 전국 최악 수준인 12.6%에 달했다. 부산(12.3%) 인천(11.5%) 서울(10.3%) 대전(9%) 울산(8.9%) 광주(8.4%) 등 다른 대도시에 비해 청년실업률이 유난히 높다.
청년들 일자리가 모자라다 보니 자영업 시장으로 유휴인력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생들이 넘치면서 시급도 전국 최저 수준이다. 실제 대구지역 편의점들의 경우 직영점을 제외한 가맹점들은 대부분 알바생들에게 시급 5000~5500원선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시간당 법정 최저임금인 6470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대구지역 한 편의점 점주는 "편의점 한 곳이 새로 문을 열면 인근 편의점 업주들이 찾아와서 시급 5000원 이상은 주지 말라고 요구한다"며 "인구에 비해 워낙 편의점 숫자가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고, 인건비를 절감하려면 주변 점주들과 논의해 시급을 맞출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청년실업률 최고->자영업자 비중 최고->임금 하락'이라는 구조적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대구지역 경제상황은 '인위적인 최저임금 상승만으론 소득을 끌어올릴수 없다'는 시장원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경기불황장기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인 청년 실업률을 먼저 해결해야 저임금 문제도 풀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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