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해저터널 입구. 살수차들이 터널내 빗물을 터널 밖으로 실어나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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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개통한 국내 최장 해저터널인 인천김포고속도로의 북항 터널이 시간당 60∼70㎜의 비에 24일 이틀째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해저터널이 폭우에 취약하게 설계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인천김포고속도로㈜에 따르면 23일 오전 9시 14분께 인천시 중구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구간 내 북항 터널 일부가 침수됐다. 회사 쪽은 해저터널 5.5㎞ 중 500m가량이 침수됐다고 밝혔다. 제2외곽순환고속도로는 이날 터널 내 침수로 인천 남항 사거리에서 남청라 나들목까지 6.2㎞ 양방향 모두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터널의 도로지하에 매설된 배수펌프가 이번 비에 가동이 중단된 게 화근이다. 배수펌프는 해저터널 양쪽 입구와 터널 가운데 등 3곳에 모두 21개의 펌프가 터널 지하에 매설돼 있다. 이번 비가 내리면서 3곳에 설치된 펌프가 단전으로 가동이 중단됐으나 터널 입구 양쪽 펌프는 응급조처를 통해 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터널 가운데 있는 펌프 7개는 침수되면서 펌프질을 멈춘 상태다.
왕복 6차로인 이 터널은 인천 북항 바다 밑을 통과하는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다. 중구 신흥동부터 청라국제도시 직전까지 연결돼 있다. 해저터널의 특성상 바다 밑으로 도로가 이어지도록 설계됐으며 최저심도 59m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그릇형이다. 배수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터널이 빗물에 잠겨 차량 통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평상시 지하로 흐르는 물(하루 5000t)을 펌프질해온 펌프가 때마침 낙뢰로 단전되면서 가동을 멈추는 바람에 흘러들어온 빗물에 침수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터널 입구를 통제하는 바람에 터널 내 침수 상황을 확인 알 수 없지만 사람 허리 높이인 1m 이상의 빗물이 터널 양 방향에 9000t 정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회사 쪽은 일단 낙뢰로 인한 단전을 펌프의 가동 중단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폭우에 취약하게 설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쪽은 “터널에 설치된 펌프의 하루 폄 핑 용량은 최대 2만1700t에 달해 단전만 되지 않았으면 침수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쪽은 빗물을 빨아들일 수 있는 살수차 20여대와 펌프 3대를 추가 투입해 터널 내에 있는 빗물을 빼내고 있으며, 오는 26일 차량 통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 중구 남항 사거리부터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하성삼거리까지 잇는 인천김포고속도로는 길이 28.88㎞ 왕복 4∼6차선 도로로 2012년 3월 착공해 5년만인 올해 3월 개통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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