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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서울, 7일 간의 여행 II. 경복궁의 서쪽 '서촌(西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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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어린 서울의 옛 골목 그대로 간직 … 단체보다 개별 여행객 많이 찾아

아시아투데이

서촌에서 볼 수 있는 서울 옛 골목길 풍경. 통인시장 정자 부근 이면도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시아투데이 정기철 기자 = 서울을 찾는 여행객들 사이로 일찍부터 널리 알려진 북촌과 달리 서촌이 관광 명소로 떠오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0여 년 전 쯤엔 서촌에 살고 있는 주민들조차 ‘서촌’이란 이름이 낯설게 느껴졌을 정도이면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여행객들에겐 더욱 생소한 곳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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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양쪽으로 기와 지붕과 붉은 벽돌로 지어진 한옥들이 들어서 있다.



북촌이 유명세를 타면서 한옥과 서울의 옛 모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복궁의 서쪽에 있는 마을(‘웃대’ ‘상촌’ 등으로 불림)로 자연스럽게 눈길이 모아졌다.

고택들 흐트러져 있어 발품 팔아야---
이때쯤부터 경복궁의 서쪽에 있다는 이유로 여행객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서촌’은 정감어린 옛 골목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개별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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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특징인 기와지붕선과 벽돌담이 현대적 건물과 어우러져 있다.



하지만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을 출발, 걸어서 서촌에 흐트러져 있는 한옥과 골목길을 여행하기엔 녹녹치 않다.

북촌은 한국의 옛 건축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한옥이 밀집해 있는 ‘북촌5경’에서 인증샷을 남기면 되지만 서촌의 경우 고택(古宅)들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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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촌재 인근 골목길의 벽에 서촌의 여행지를 그림으로 그려 놓았다.



박노수미술관 → 서촌공간서로 → 길담서원 → 상촌재
이 때문에 지하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가 마을버스를 타고 옥인동 박노수미술관에서 내려 서촌공간서로 → 길담서원 → 상촌재 방향으로 걷다가 카페에서 쉬다가 하면 좋을 듯하다.

특히 길담서원과 상춘재로부터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 박록담 전통주연구소와 전통주를 맛 볼 수 있는 내외주가는 여행객들에게 색다른 추억으로 안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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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 정류장이 있는 통인시장 정자.



일반시내버스에 비해 작은 마을버스를 타고 대략 3정거장을 가면 한국식 쉼터인 ‘정자’가 있는 곳이 통인시장이다.

고미술품·수석·고가구 등 1000여 점 전시
통인시장에서 좌회전 한 후 마을버스 2대가 비켜 가는데도 버거운 골목길을 지나 한 정거장만 가면 박노수미술관 입구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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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품과 수석, 고가구 등 총 1000여 점이 전시돼 있는 박노수미술관 입구.



박노수화백의 기증 작품과 컬렉션(고미술품·수석·고가구), 직접 도안한 석물 등 총 1000여 점이 있는 가옥은 1937년 쯤 일본식과 한식이 가미된 서양식 집이다.

현관은 벽돌을 사용해 꾸며 놓은 포치(porch : 출입구 주위의 지붕 밑)를 세워 아늑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1층은 온돌과 마루, 2층은 마루방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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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수미술관 1층 마루를 기념품 판매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놓치면 손해
3개의 벽난로가 설치 돼 있으며 온돌과 마루로 된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갈 때 밟는 계단과 계단에서 들리는 소리, 2층의 욕실과 다락방, 마루방 등은 오래전 건축물에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다.

밖으로 나가면 잘 가꾸어진 정원과 마당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작은 연못, 집 뒤편의 산책로 끝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놓치면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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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수화백이 여러사람이 둘러 앉아 차 등을 마실 수 있도록 직접 도안한 원형 석물 등이 있는 미술관 정원.



박노수미술관 개관 3주년을 기념해 2016년 9월부터 2017년 8월 27일까지 전시하고 있는 ‘취적(吹笛) / 피리소리’ 전은 박노수화백의 1970년대 대표작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건축과 그림 관심많은 여행객 필수 코스
이 때문에 일반 여행객들은 물론 건축과 그림에 관심이 많은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점차 알려지고 있어 날이 갈수록 방문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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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박노수미술관. 3개의 벽난로 굴뚝이 지붕에 솟아있다.



박노수미술관 대문과 맞닿아 있는 왼쪽의 좁은 골목길로 접어들어 서울의 옛 정취를 느끼며 걷다가 세 갈래 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 후 또 다시 만나는 세 갈래길.

세 갈래 길에서 왼쪽으로 대략 50여m 걸으면 제법 큰길가에 예술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든 서촌공간서로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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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수미술관에서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잇는 서촌공간서로(유리벽 건물)가 좁은 골목길 공방 너머로 보인다.



여행 중 만나는 오아시스 같은 곳 ‘서촌공간서로’
한 여름 더운 낮에 만나는 서촌공간서로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시원한 커피와 과일주스를 마실 수 있는 카페서로와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공연 포스터 등이 첫 눈에 들어온다.

편하게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검은 벽으로 심플하게 디자인 해 독특한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소극장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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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등을 마실 수 있는 공간과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공연 포스터 등을 볼 수 있는 서촌공간서로.



서촌공간서로의 카페 문을 열고 왼쪽으로 가면 네 갈래 길 건너편 1시 방향에 있는 한옥 카페를 지나 동쪽으로 대략 50여m 쯤 가면 파출소와 약국이 있다.

19세기 말 전통한옥 방식으로 조성 ‘상촌재’
약국을 뒤로한 체 오른쪽으로 보면 서점과 카페, 전시, 모임, 강연 등을 할 수 있는 길담서원과 그 옆에 전통한옥 문화공간 상촌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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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과 카페, 전시, 모임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길담서원에서 ‘꿈꾸는 직장’ 책 김동영 저자가 세아그룹 사보에 쓰일 사진을 찍고 있다.



길담서원 옆의 상촌재 문은 정문이 아니라 안마당과 바로 연결되는 협문으로 안마당을 거쳐 중문을 통과해 사랑마당 쪽으로 가면 대문이 나온다.

19세기 말 전통한옥 방식으로 조성됐으며 대문과 같이 있는 행랑채, 손님맞이 사랑채, 여성들의 생활 공간 안채와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되던 별채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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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전통한옥 방식으로 지어진 상촌재 전경.



유리 마루 통해 한국 난방 기술 ‘온돌’ 이해 도와
특히 사랑채와 행랑채에서는 한국 고유의 난방 기술인 온돌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방바닥을 유리로 만들었으며 조선시대 말 부엌을 재현해 놓고 있다.

상춘재 구경을 마친 후 약국있는 길 쪽으로 걸어가면 길가에 조그마한 팥빙수 간판이 더운 여름 잠시 시원함을 즐겼다 가라고 발길믈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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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유의 난방 기술인 온돌을 보여주기 위해 유리로 방바닥을 만들었다.



상촌재를 중심으로 양방향으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한국전통주연구소(+82-02-389-8611~2)와 한국술문화공간 내외주가(+82-02-730-8959)는 한국문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한국 최고의 전통주마스터 박록담 전통주연구소
한국전통주연구소는 지난 30년간 한국 전통주 연구와 전통주 대중화 운동에 전념해 온 한국 최고의 전통주마스터 박록담 소장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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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담전통주연구소장이 전통주 만드는 공간과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시대 임금님이 즐겼던 진양주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은 진양주 빚기(60분), 술 거르기와 맛보기(30분)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통주는 알코올 함량과 제조 방식에 따라 분류되는 막걸리·탁주·청주·증류주의 오묘한 맛과 아름다운 향기, 항암물질 포함 등으로 여행객들로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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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들어서면 시원한 잔디가 손님을 맞는다.



주택에서 손님 맞는 ‘내외주가’ … 술맛 나게 만들어
이 같은 한국전통주를 정갈하게 내놓은 안주와 함께 마시며 여행의 맛을 얘기할 수 있는 내외주가는 30~40년 전 서울 시민이 살았던 주택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가는 길에 있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는 서울의 골목을 지나 계단 위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눈까지 시원한 느낌을 주는 잔디정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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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주가 벽면의 전통주 위엔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이 옛스럽다.



잔디정원을 거쳐 주택으로 들어가면 벽면을 가득채우고 있는 전통주들과 흥에 취해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이 술맛 나게 만든다.

박록담 소장의 장인정신과 철학이 담긴 전통주 고유 브랜드 ‘물에 가둔 불’의 술과 박 소장의 아내인 박차원 내외주가 대표의 음식은 한번 찾은 여행객을 다시 찾게 만드는 마법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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