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사람 뺑소니 치고 사고 내도 '불구속'

[경찰 "혈중알코올농도 0.216%…뺑소니 숨기려 블랙박스 영상 삭제도"]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려다 행인을 뺑소니치고 택시를 들이받기까지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이모씨(40)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5시쯤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행인 A씨(34)를 치고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A씨는 전치 8주의 상해(요추추간판탈출증, 갈비뼈 골절 등)를 입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이씨는 3㎞가량 달아나다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아 운전자 B씨(60)에게 경상을 입힌 혐의다.

조사 결과 범행 당시 이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216%(면허 취소)의 만취 상태였으며 음주단속을 피하기 위해 돌아다니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경찰의 소환 조사 통보를 받자 뺑소니 사고 장면이 담긴 자신의 블랙박스 영상 파일을 삭제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노모 부양 등 생활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며 "불구속 상태로 이씨를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mi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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