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례대표 박성미 의원, 소중한 생명 잇따라 지켜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2010년부터 심폐소생술로 활약
전남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 [사진 박성미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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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4시40분쯤 전남 광양시 봉강면 성불계곡. 중복을 맞아 친정 식구들과 피서를 즐기던 여수시의회 박성미(48) 의원의 자녀들이 다급하게 소리를 치며 달려왔다. 주변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누군가 사고를 당했다는 얘기였다.
남성 한 명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한 채 계곡 바위 위에 눕혀져 있었다. 입술은 새파랗게 변해 있었다. 주변에 10여 명이 있었지만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지인은 “계곡에서 놀던 중 팔만 보이길래 다급하게 데리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사고자 한모(64)씨의 머리를 뒤쪽으로 젖혔다.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어 손바닥으로 가슴 부위를 수십차례 강하게 압박했다. 호흡이 돌아오지 않자 주저없이 한씨의 입에 인공호흡을 했다. 정신없이 심폐소생술을 4~5회 반복하자 한씨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전남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 [사진 박성미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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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땀 범벅이 된 박 의원은 119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심폐소생술과 동시에 전화 통화로 한씨의 상태를 알렸다. 한씨는 의식을 되찾아 회복 중이다. 박 의원은 “갑작스런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혹시라도 나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며 “건강을 되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리가 풀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초선인 박 의원이 심폐소생술로 사람의 목숨을 구한 건 처음이 아니다. 2010년부터 이날까지 위기에 놓인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4명을 살렸다.
처음 사람을 살린 것은 2010년 8월이다. 당시 여수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던 박 의원은 함께 견학을 다녀오던 초등학생이 차량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심폐소생술을 해 목숨을 구했다. 이 학생은 현재 고등학생이다. 박 의원은 “네 첫키스 상대는 나”라며 농담을 건네곤 한다.
전남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이 지난 22일 광양의 한 계곡에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사진 박성미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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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에는 막내 아들의 고등학교 졸업식에 갔다가 70대 노인의 목숨을 살렸다. 박 의원은 아들의 친구인 손자 졸업식에 온 노인이 갑자기 쓰러지자 경찰관을 도와 심폐소생술을 했다. 박 의원은 “제가 11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 얼굴이 떠올라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했다.
박 의원은 2010년 책을 통해 독학으로 심폐소생술을 공부했다. 이후 전문가들에게서 다시 심폐소생술을 배웠다. 아동센터 센터장 시절에는 소방서 측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아이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울 수 있게 했다.
박 의원은 ”심정지 환자가 매년 2만여 명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8%만 주변인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며 ”여름 휴가철 내 가족과 친구를 위해 심폐소생술을 배운다면 소중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여수=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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