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황정옥 기자·김민제(서울 신도초 6) 학생기자 ok76@joongang.co.kr
사진=송휘성(오픈스튜디오)
자료=2017 신비한 세계 곤충박람회
세계곤충박람회 주제관 앞에 선 민제 학생. 뒤로 10m 크기의 거대한 코카서스 장수풍뎅이 모형이 눈길을 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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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여러분은 곤충을 좋아하나요? 사실 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꿈틀꿈틀 움직이는 모양이 징그럽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일산에서 열리는 2017 신비한 세계 곤충박람회를 다녀온 후에 생각이 바꿨어요. 곤충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푹 빠졌거든요. 지금부터 제가 그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곤충과 기계를 연결해 만든 트렌스포머 곤충아트 전시관. 서울 호서전문대 애완동물학부 곤충과 손종윤 교수의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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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관을 지나 아치 모양의 입구로 들어가면, 오른쪽 벽면에 반딧불이가 전시돼 있어요. 태국에서 온 불 반딧불이인데, 애벌레 모양이죠. 빛을 싫어해 전시관 내부를 어둡게 연출했죠. 이 구역 안내를 맡은 조성아 도슨트는 “불 반딧불이는 세상에서 가장 큰 반딧불이에요. 평균 8개월 정도 사는데, 암컷은 날개가 퇴화해 날지 못하고 수컷만 날아다니죠. 전시장 안에는 1000마리 이상의 반딧불이가 들어 있어요. 국내에선 처음 있는 반딧불이 대형 전시죠”라고 설명해줬어요.
하늘·땅·물에 사는 곤충을 한눈에
반짝반짝 빛나는 반디관 맞은편부터가 두 번째 전시관인 '땅 위 곤충관'이에요. 장수풍뎅이·사슴벌레·장수하늘소 등 갑충류 곤충을 볼 수 있죠. 나무수액을 먹는 특징에 맞게 나무에 전시돼 있어요. 조 도슨트는 “장수풍뎅이는 힘이 좋아 자기 몸무게의 최대 30배까지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있어요”라고 말하며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려줬어요. 방법은 간단해요. 뿔의 크기를 살펴보면 되죠. 암컷은 나무를 파고 그곳에 알을 낳아 키우기 때문에, 수컷의 뿔에 비해 짧고 더 날카롭거든요.
'서울세계곤충박람회'에서 전시될 뮤엘러리 사슴벌레와 멜리가면 사슴벌레. [사진제공=박람회조직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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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전시관에서는 대벌레과 곤충을 볼 수 있어요. 대벌레과 곤충은 행동이 느리고 녹색이나 갈색을 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에요. 식물 모습과 비슷해, 어떤 것이 곤충이고 어떤 것이 식물인지 구별이 안 되는 것도 있죠. 특히 세랏티페스말레이왕대벌레는 서식환경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몸의 색을 바꾸기 때문에 더욱 구분하기 어려워요. 갈색 나무에 앉아 있으면 갈색으로, 초록 가지위에 앉으면 초록색으로 변신하거든요.
[소년중앙] 2017 신비한 세계곤충박람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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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리 벽으로 만들어진 하늘 곤충관. 남미, 아시아, 열대우림에 사는 크고 화려한 나비들을 관찰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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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봤다면 이제 물에 사는 곤충을 만나볼까요. 작은 수영장처럼 꾸며놓은 '수서 곤충관'에는 물방개·물자라·게아재비 등 물 속에 사는 곤충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어요. 곤충들이 생각보다 수영을 잘 하더라고요. 최원준 도슨트는 "수서 곤충들은 저마다 물 속에서도 호흡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물방개를 손 위에 올려놓고 설명했어요.
"물방개는 엉덩이에 공기저장 탱크가 있어 오래 잠수할 수 있어요. 게아재비는 특이하게 꼬리 끝을 수면 위에 올리고 헤엄을 치죠. 꼬리 끝에 있는 숨관을 통해 호흡하기 때문이죠. 저쪽에서 헤엄치는 물자라는 부성애(아빠의 사랑)가 남다른 곤충이에요. 암컷이 수컷 등에 알을 낳으면 부화할 때까지 수컷이 등에 짊어지고 다니거든요."
직접 만지며 느껴보는 곤충 체험
여기서 잠깐, 전시 소개는 잠시 멈추고 여러분의 곤충 상식을 테스트 해볼게요. 메뚜기의 귀는 어디에 있을까요? 당연히 머리라고요? 땡! 메뚜기의 귀는 옆구리에 있답니다. 양 옆구리에 반투명의 얇은 막으로 덮여있는 작은 구멍이 있는데, 그 구멍이 바로 귀 역할을 하죠.
두 번째 문제, 흰개미는 개미일까요? 아닐까요? 이름이 개미인데, 뭘 묻느냐고요? 맞아요. 이름은 흰. 개. 미죠. 하지만 흰개미는 바퀴과에 더 가까운 곤충이에요. 왜냐면, 흰개미 뱃속에는 소화를 도와주고 공생하는 공생미생물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이런 습성은 원시 바퀴와 비슷하거든요.
자 이제 마지막 문제입니다. 요즘 자주 보이는 하루살이는 진짜 하루만 살까요? 정답은 아닙니다. 하루살이는 물속에서 2~3년 정도 애벌레 기간을 거치고 성충이 돼 날아다니죠. 그런데, 왜 하루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냐고요? 이유는 성충이 되면 입이 퇴화해 전혀 먹지 못하고,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기 때문이죠.
이밖에도 '끈끈한 거미줄에 거미가 걸리지 못하는 이유는?''노린재의 구린 방귀냄새의 숨은 속내는?' 같은 곤충들의 재미난 이야기가 박람회 곳곳에 숨어있어요. 또 낚시대를 이용해 곤충을 직접 잡아보는 곤충 낚시, 곤충 표본 만들어보기 등 다채로운 체험이 마련돼 있죠.
이제, 아직도 손이 근질근질 거리는 전시관을 소개할 차례네요. 바로 '땅속 곤충관'이에요. 이 전시관에서는 땅속 애벌레가 성충으로 진화하는 과정과 거미·지네·전갈 같은 절지동물을 함께 볼 수 있어요. 또 실제 곤충을 만져볼 수 있는 곤충 체험 부스도 운영 중이죠. 왕노래기·전갈·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애벌레를 직접 만져볼 수 있어요.
제가 처음 만져본 곤충은 사슴벌레 애벌레예요. 움직임이 많지 않아,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하지만 두 번째, 왕노래기는 휴~ 정말 힘들었어요. 일단 사이즈부터가 엄청나게 커 손 위에 올려 놓기 부담스러웠죠. 또 수십 개의 다리가 일제히 움직일 땐, 온 몸이 벌레가 된 기분이었어요.
손 위에 아시아포레스트 전갈을 올린 민제 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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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다른 종과 사랑에 빠진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하이브리드 나비, 개체수가 적어 희귀한 헤라클래스 장수풍뎅이, 암컷과 수컷이 한 몸에 들어있는 자웅동체나비와 사슴벌레등 세계희귀곤충표본도 볼 수 있어요. 백민정 홍보담당자는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실제 살아있는 곤충들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며 "전시 내용을 만지고 잡아보고 찾아보는 체험 위주의 콘텐트로 구성했다"고 설명했어요.
전시는 8월 20일까지 계속되니, 곤충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면 방학을 이용해 다녀와도 좋을 것 같아요. 참, 전시장에는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는 이벤트도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전 엄마가 좋아할 전기밥통이 탐이나 참여했는데, 아쉽게도 세계지도를 선물 받았지 뭐에요.
2017 신비한 세계 곤충박람회
일산킨텍스에서 열리는 2017 신비한 세계곤충박람회 포스터 및 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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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8월 20일까지.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마감 오후 5시), 기간 중 무휴.
입장료: 일반 1만8000원, 아동 1만5000원, 유아 (24개월 미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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