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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146번째 ‘클라레 저그’ 주인공은 조던 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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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디오픈 챔피언십 4라운드 12언더파 우승

2015 마스터스·US오픈 정상 이어 메이저 3승

초반 난조…후반홀 버디·이글·버디·버디로 만회

8월 PGA 챔피언십 우승 땐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1~3라운드 사흘 내내 선두. 이변이 없는 한, 디오픈(브리티시오픈) 챔피언에게 주어지는 은빛 주전자인 ‘클라레 저그’(Clalet Jug)는 미국의 조던 스피스(24)의 품에 안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4라운드 들어 스피스는 1번홀(파4)부터 보기를 범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3번홀(파4)과 4번홀(파3)도 연속 보기. 전반 9개홀에서 보기 4개와 버디 1개로 흔들렸다. 3라운드까지 11언더파 단독선두에서 8언더파까지 내려갔다. 그러는 사이 같은 나라 출신 맷 쿠처(39)가 9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둘은 8언더파 공동선두가 됐고, 승부는 예측불허의 상황에 빠져들었다.

스피스는 13번홀(파4·503야드)에서는 드라이버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깊은 러프로 빠져 ‘언플레이어블’(unplayable)을 선언한 뒤 결국 보기를 범하며 7언더파까지 추락해 선두 자리까지 쿠처에게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마스터스 토너먼트 마지막날 5타 차 선두를 달리다 12번홀(파3) 쿼드러플 보기로 무너져 ‘그린 재킷’을 놓친 악몽이 되풀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스피스의 저력은 이후 폭발했다. 14번홀(파3) 버디, 15번홀(파5) 이글, 16번홀(파4) 버디, 17번홀(파5) 버디…. 4개홀에서 무려 5타를 줄이며 12언더파 단독선두를 다시 질주했고, 그것으로 승부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특히 15번홀에서는 무려 14m 남짓 거리의 이글퍼트를 성공시키며 갤러리를 열광시켰다.

23일(현지시각)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버크데일골프클럽(파70·7156야드)에서 열린 제146회 디오픈(The Open) 챔피언십(총상금 1025만달러) 4라운드. 챔피언을 향한 두 미국 선수의 승부는 이렇게 극적이었고, 세계랭킹 3위 스피스가 최종합계 12언더파 268타(65+69+65+69)로 쿠처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은빛 주전자에 진한 입맞춤을 했다. 우승상금 184만5000달러(20억6000만원). 시즌 3번째이자 통산 11번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이다.

경기 뒤 스피스는 “2년 전 자크 존슨(미국)이 우승했을 때 클라레 저그로 와인을 약간 마셨는데, 그때 사람들이 (내게) 운이 나빴다고 얘기했다”며 “이번에 꿈이 이뤄졌다”고 좋아했다. 스피스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4개, 보기 5개를 기록하며 1타를 줄였다.

만 22살이던 지난 2015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유에스(US)오픈을 잇달아 제패하며 미국의 새로운 골프영웅으로 떠오른 스피스는 2년 만에 메이저대회 3승째를 올렸다. 27일 만 24살이 되는 스피스는 잭 니클라우스(미국) 이후 처음으로 24살 나이 이전에 4개의 메이저대회 중 3개 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미국 선수가 됐다. 또 1979년 22살 나이에 우승한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 이후 가장 어린 나이에 디오픈에서 우승한 선수가 됐다.

특히 다음달 10~13일 미국 퀘일할로에서 열리는 피지에이(PGA) 챔피언십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Career Grandslam)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한해가 아니라 선수생활 동안 4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이를 달성한 선수는 1930년 보비 존스(미국)를 시작으로 1935년 진 사라젠(미국), 1953년 벤 호건(미국), 1965년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1966년 잭 니클라우스(미국), 2000년 타이거 우즈(미국) 등 6명 뿐이다. ‘골프황제’ 우즈가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건 2000년 7월 디오픈 때였고, 당시 그의 나이는 만 24살7개월이었다. 스피스가 올해 피지에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우즈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나이도 빨라진다. 스피스는 메이저대회 3승을 만 24살 나이를 불과 4일 앞두고 달성해 이미 우즈의 기록을 넘어섰다. 우즈가 2000년 메이저 3승을 올릴 때, 그의 나이는 만 24살6개월이었다. 그보다 6개월 이상이나 빠른 것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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