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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손웅정 “시대 변화와 법 기준 못 따라가…제 방식대로만 지도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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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지난 4월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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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코치의 선수 체벌과 관련해 사과했다.



손웅정 감독은 26일 ‘손축구아카데미 입장문’을 발표하고, 코치의 체벌로 인한 아동복지법 위반혐의 수사와 관련해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손 감독은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저희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며 “저희는 돈을 벌기 위해서, 생계를 유지하고자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저 또한 나이 60에 고상하게 늙고, 품위 있게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 모든 구성원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훈련에 몰입할 수 있도록 또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축구아카데미는 강원도 춘천에 있는 유소년축구클럽으로, 세계적인 스타인 아들 손흥민이 운동장 등 시설에 투자하고, 아버지가 코치들과 함께 유소년들을 지도하고 있다.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이 아니어서, 그동안 대표 격인 손웅정 감독이 수십억원을 사비로 메우면서 사업을 유지해 왔다.



손 감독이 워낙 기본기를 강조하고, 학습 프로그램도 손 감독이 자신의 노하우로 만든 것이다.



손 감독은 “운동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저 소중한 아이들을, 남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남들과 똑같은 노력만 하는 그저그런 선수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며 학부모들한테도 이런 뜻을 알리고 수강생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알다시피,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못해 냉혹하다. 무수히 많은 선수들이 찰나의 순간에 명멸한다. 프로의 세계에서 ‘피나는 노력’은 성공을 위한 충분조건이 아닌 그저 필요조건일 뿐”이라며 “아카데미에 입단을 희망하시는 학부모님들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가 제 자식을 가르쳤던 방법 그대로 아이를 지도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아이들에 대한 혹독한 훈련을 예고 드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 감독은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잊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에게 늘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하고, 훈련할 때는 감독뿐만 아니라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설령 누군가 목에 칼을 들이대더라도 신경 쓰지 말고 네 앞에 공에만 집중하라고 말한다. 나도 아이들을 위해 모든 것을 여과 없이 쏟아붓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저희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늘 ‘기본기’를 강조하고, 오랜 시간 기본기 훈련을 시킨다. 보통 힘들고 지루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극복해야 한 뼘 더 성장을 할 수 있다”며 “훈련 시간이 끝나면 저는 아이들의 수고에 칭찬과 감사함을 전하는 것 또한 반드시 잊지 않고, 아이들은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의 진심을 금방 알아채기 마련이라 이내 적응하여 저를 따라온다”고 밝혔다.



손 감독은 “한 것을 하지 않았다고 할 생각도 없고,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할 생각 또한 없다”며 “아카데미에서 교육받는 아이들이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계를 밝힐 수 있도록 앞으로 제게 허락된 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감독은 “다시 한번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축구아카데미 입장문>



안녕하십니까, 손웅정입니다.



저희와 관련된 언론보도에 대한 아카데미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있었던 저의 거친 표현과 일본 전지훈련시 한 차례 이루어진 아카데미 소속 코치의 체벌(엎드려 뻗쳐 상태에서 플라스틱 코너플래그로 허벅지 1회 가격)에 관하여 고소가 이루어져 현재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가장 먼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합니다. 또한, 이런 논란을 일으키게 된 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 드립니다.



제가 전지훈련 중 조기귀국을 하는 바람에 철저히 관리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코치의 체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해당 사건은 선수를 특정하여 체벌을 한 것도 아니고 체력훈련 과정에서 코치와 선수들 사이에서 “선착순 달리기 후 20초 안에 못들어 오는 사람 한 대 맞기”로 합의를 하고 진행한 사안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고소인의 주장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저희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 저희 아카데미 측은 고소인 측에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다만, 고소인 측이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하셨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으며, 현재 저희는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당시 있었던 일과 이후 경위는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기억과 말이 일치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수사결과 및 그에 대한 법적인 판단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때에 만일 어느 일방의 주장이 여과없이 노출되거나, 언론 매체를 통하여 상반된 보도가 이루어지는 경우 저희 아카데미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아이들과 그 가족, 아카데미 구성원들에게도 피해가 발생합니다. 그러한 일이 발생



하지 않도록 유의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없이 부족하지만,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저마다의 희망과 기대를 품고 아이들을 저에게 맡기십니다. 말이 아이를 맡기는 것이지, 그들이 들이는 시간과 돈, 노력을 보면 그 아이의 인생이, 그리고 한 가정의 역사가 다가오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아동이기 이전에 앞으로 축구공을 가지고 밥벌어 먹고, 자신의 가정을 꾸려나가야 할 프로축구 선수 지망생들입니다. 그런데 모두가 알다시피,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못해 냉혹하기까지 합니다. 무수히 많은 선수들이 찰나의 순간에 명멸합니다.



저마저도 성공하지 못한 선수였고, 성공하지 못한 축구선수의 삶이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프로의 세계에서 '피나는 노력'은 성공을 위한 충분조건이 아닌 그저 필요조건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카데미에 입단을 희망하시는 학부모님들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가 제 자식을 가르쳤던 방법 그대로 아이를 지도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아이들에 대한 혹독한 훈련을 예고 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들에게 늘 자신있는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하고, 훈련할 때는 감독뿐만 아니라 누가 무슨 말을 해도, 설령 누군가 목에 칼을 들이대더라도 신경쓰지 말고 네 앞에 공에만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저 또한 정말로 운동장에서 훈련하는 순간만큼은 좌고우면 없이 아이들의 발과 공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고, 아이들을 위하여 제 모든 것을 여과 없이 쏟아붓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순간순간에 어떤 미사여구를 사용해야 하는지는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가 아이들을 훈련시키면서, 훈련 장면을 지켜보시는 학부모님들과 외부에 비치는 제 모습을 신경 쓰는 순간 그것은 제가 아이들에게 100%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고, 그것은 이 아이들의 인생에, 그리고 그 가족의 역사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저희 아카데미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늘 ‘기본기’를 강조하고, 오랜 시간 기본기 훈련을 시킵니다. 그런데 이 시간은 아이들에게 보통 힘들고 지루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순간을 극복해야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기에, 저는 나태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에게는 불호령을 내리고 집중력을 끌어올립니다.



물론 운동장에서의 제 모습에 아이들은 처음에는 겁을 먹기도 합니다. 그래도 훈련 시간이 끝나면 저는 아이들의 수고에 칭찬과 감사함을 전하는 것 또한 반드시 잊지 않고, 아이들은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의 진심을 금방 알아채기 마련이라 이내 적응하여 저를 따라오고 있습니다.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저희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습니다. 저희는 돈을 벌기 위해서, 생계를 유지하고자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 또한 나이 60에 고상하게 늙고, 품위있게 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운동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저 소중한 아이들을, 남들과 똑같은 기준으로 남들과 똑같은 노력만 하는 그저그런 선수로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한 것을 하지 않았다고 할 생각도 없고,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할 생각 또한 없습니다.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습니다.



아카데미 모든 구성원들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훈련에 몰입할 수 있도록 또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아카데미를 사랑해주시고 성원하여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아카데미에서 교육받는 아이들이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계를 밝힐수 있도록 앞으로 제게 허락된 시간동안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국민 여러분들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손웅정 올림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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