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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한국의 프랑크푸르트 꿈꾼다"…'녹색도시' 노원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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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3주년 인터뷰]김성환 노원구청장

"에너지 자급자족 이끌 ESS 시스템 구축 추진"

뉴스1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17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7.7.17/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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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프랑크푸르트하면 사람들은 무엇을 먼저 떠올릴까. 브렉시트 이후 런던을 대체할 유럽의 금융 중심지, 차범근이 뛰었던 분데스리가 명문 축구팀의 연고지, 대문호 괴테의 고향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이 인구 60만명의 도시가 신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공식 의제화한 ‘환경의 메카’라는 사실은 그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프랑크푸르트는 이미 2009년부터 모든 건축물을 ‘패시브 하우스’로 지어야 허가를 내줄 만큼 환경을 제1가치로 여겼다.

패시브하우스는 단열효과를 극대화해 에너지 낭비를 제로화 하는 신재생에너지 주택을 말한다. 이제 곧 국내에도 최초로 에너지제로주택단지의 문을 여는 도시가 있다. 바로 한국의 프랑크푸르트를 꿈꾸는 서울 노원구다.

“세계가 직면한 가장 절박한 문제가 기후변화입니다. 화석에너지를 못 줄이면 위기를 막을 수 없죠. 그런데 에너지의 1/3을 소비하는 게 건축물이에요. 에너지를 적게 쓰고 필요한 에너지는 재생으로 얻는 건축물이 필요하죠. 에너지제로주택이 그겁니다. 노원구에서 국내 처음으로 시작했다는데 의의를 느낍니다.”

17일 뉴스1과 민선6기 3주년을 맞아 만난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환경에너지정책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지자체장이다. 환경운동 이슈에 머물던 탈핵과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지방정부의 정책 영역으로 끌어올린 선구적 역할을 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녹색이 미래다’를 구호로 2010년 첫 당선된 김 구청장이 노원구에 에너지제로주택을 짓겠다고 할 때만 해도 갸웃거리는 사람이 적지않았다. ‘에너지주택이 우리 동네에 무슨 이익이 되냐’, ‘차라리 도서관이나 더 짓자’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서울시가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을 집중 추진하고 새 정부가 탈 원전,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면서 노원구를 보는 눈은 완전히 달라졌다.

태양광발전에서도 노원구의 성과는 눈부시다. 서울시에서 미니태양광을 설치한 1만3000가구 중 노원구가 3400가구를 차지한다. 25개 자치구 중 압도적인 1위다. 미세먼지 문제에도 자체 대응하는 몇 되지 않는 자치구이기도 하다. 구 단독으로 개발한 ‘안개형 분무노즐 장착 살수차’가 예다.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되는 노원에코센터는 외국에서도 찾아오는 환경교육장으로 자리잡았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때 월드워치연구소의 기후변화보고서 4~5년치를 선물받았는데 그 뒤로 매년 꼬박고박 챙겨봤죠. 정치인의 임기는 짧지만 생명과 지구의 역사로 보면 기후환경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노원구에 에너지저장시스템(ESS)를 구축할 계획이다. 태양광 등으로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저장해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다. 지금은 태양광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해 한전에 판매하고 있지만 ESS는 에너지 자급자족을 가능하게 해준다. 김 구청장은 “이명박정부가 저탄소녹색성장을 외치기는 했지만 4대강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으면서 현실화하지 못한 게 많다”며 늦었다고 느낄 때가 바로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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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옛 화랑대역 철도공원에 전시된 미카열차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노원구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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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시스템을 쓰면 전기차도 더 활성화될 수 있다. 전기차는 김 구청장이 생각하는 최고의 미세먼지 해결책이다. 그는 “차량2부제나 통행료 부과 등은 보완책일 뿐이다. 화석연료 차량을 빠른 속도로 없애야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다”며 “전기차가 화석연료 자동차보다 가격이 저렴해지는 분기점이 2025년인데 우리나라는 준비가 너무 늦다.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보급 확대를 대폭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로 방향을 틀었지만 반론도 많다. 특히 탈 원전정책은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김 구청장이 보기에 논란을 풀기는 의외로 쉽다. 원자력에너지와 재생에너지 중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인가 객관적 데이터로 판단하면 된다. 그는 "수명이 다 된 원전을 처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건설과정의 사회적 비용이 생산단가에 포함돼야 한다. 반면 최근 5년간 재생에너지 단가는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며 "재생에너지가 원자력보다 비싸지 않다는 건 이미 세계가 다 안다. 우리나라 일부 세력만 모른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원전은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아주 낮지만 현실이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된다. 김 구청장은 “이미 새로운 에너지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토니 세바 미 스탠포드대 교수의 저서 ‘에너지혁명2030’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돌이 없어져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아니다.”

김성환 구청장이 환경에너지 정책에서 두드러진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분야의 결실을 지나쳐서도 안 된다. 만년 베드타운일 것 같던 노원구가 서울 동북권 경제중심지로 떠오를 계기를 마련한 게 민선5.6기다. 2020년이면 창동차량개발기지 개발에 들어가 첨단도시형 기반시설을 갖춘 컨벤션·음악·바이오과학산업 중심지로 탈바꿈한다. 지역의 오랜 숙원이던 광운대역세권개발도 서울시와 코레일과 협약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북서울미술관, 서울시립과학관, 노원우주학교, 숲체험장 개관에 이어 불암산나비정원, 수학문화관, 시민생활사박물관 등 교육문화인프라시설도 줄지어 건립된다. 노면전차를 부활시키는 화랑대역 철도박물관이 조성되면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도 기대된다. 자살예방사업, 마을공동체 복원사업 등 이미 검증이 끝난 분야는 새삼 거론하기도 진부하다. 김 구청장도 "민선 5·6기에 때 꿈꾼 것들 중 현재진행형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목표로 한 코스대로 이뤄진 것 같다"며 "노원구민들이 과거보다 구정에 대한 신뢰, 삶의 만족감이 늘어난 듯 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김성환 구청장의 미래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로 공백이 된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민선7기 3선 도전을 승부할 2018년 지방선거를 놓고 어떤 선택을 할까.

김 구청장은 민선6기 재선에 성공한 뒤 "4년 전세계약을 연장해주신 집주인들께 감사드린다"고 당선사례를 내걸었다. 집주인은 물론 노원구민들이다. 내년 진로 역시 "남은 기간 구정에 최선을 다하고 집주인들께 여쭤보고 결정하겠다"는 게 그의 대답이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프로필
Δ1965년생 Δ연세대 법학과 졸업 Δ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과정 졸업(도시 및 지방행정 전공) Δ국회의원 비서관 Δ노원구의회 의원 Δ서울특별시 시의원 Δ참여정부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정책조정비서관 Δ민선 5·6기 노원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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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노원구청장이 17일 오후 서울 노원구청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2017.7.17/뉴스1 © News1 임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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