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창고 전교 1등 준우의 공부법
교과서 읽다 막히는 부분 나오면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문제 해결
쉴 땐 확실히, 집중력 높여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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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 한마디
이번 ‘전교 1등의 책상’ 주인공은 서울 인창고 2학년 최준우군입니다. 최군은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다소 엉뚱했다”고 기억합니다. 로봇·자동차보다는 한강에 있는 다리를 더 좋아했다고 합니다. 부모는 아이를 ‘호기심 많은 아이’로 받아들였습니다. 부모는 매주 최군을 데리고 도서관을 찾고, 과학 다큐멘터리를 함께 봤다고 합니다. 최군은 그 덕분에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고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공부하고 싶어 합니다. 꿈이 명확해지니 공부에 더 욕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체력이 약하다는 최군은 “휴식도 공부”라며 “피곤할 때는 충분히 쉬고 수업에 집중하는 게 공부를 잘하게 된 비결 같다”고 했습니다.
」서울 인창고 2학년 전교 1등 최준우군이 학교 도서관에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최군은 ‘1시간 공부 후 10분 휴식’을 꼭 지킨다. 체력이 약하다는 최군은 “잘 쉬는 것도 공부”라고 했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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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임윤경(47·서울 남가좌동)씨는 “준우가 안내표지판 같은 지도를 한참 서서 보곤 했다. 복잡한 지도에서 빠른 길을 찾는 것을 놀이처럼 즐겼다”고 회상했다. 부모는 최군을 ‘엉뚱하다’고 여기지 않고 ‘호기심 많은 아이’로 받아들였다. ‘준우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해 주자’고 결심했다.
최군은 수학·영어학원을 초등학교 4학년 때 모두 그만뒀다. 대신 매주 엄마·아빠와 도서관에 갔다. 밥보다 책을 좋아할 정도로 독서를 즐겼다. 부모는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만든 과학 다큐멘터리 등 최군이 관심 가지는 것을 마음껏 보게 해 줬다. 최군은 다큐멘터리를 보며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웠다. 메이저리그 경기 본방송을 시청하면서 영어를 배웠다.
최군은 하루 4시간을 투자할 정도로 수학을 좋아하는데 “엄마·아빠 덕분”이라고 했다. 엄마는 “준우가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 매일 조금 어려운 문제를 골라 2~3페이지씩만 풀게 했다”고 설명했다. 최군은 “매일 계산만 반복했다면 수학이 재미없고 지루한 과목이라고 느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군 부모의 교육철학은 ‘천천히 가되 다양하게, 깊이 있게’로 요약된다. 이런 철학은 최군이 꿈을 찾고 진로 목표를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최군은 대학에 가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싶어 한다. 사람·물자·정보·설비 등 산업 전반을 다루는 산업공학이 복잡한 상황 속에서 규칙 찾기를 좋아하는 자기 성향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최군은 “엄마·아빠는 항상 ‘뭐든 네가 원하는 것을 해 보라’고 응원해 주셨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제 꿈을 갖게 된 것은 저를 믿고 기다려 주신 부모님 덕분”이라고 했다.
최군의 문학수업 프린트물. 최군은 “교과서와 프린트물을 천천히 정독하면서 선생님 설명을 되뇐다”고 설명했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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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깊이 있게’는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본인만의 공부법을 찾는 데도 보탬이 됐다.
중학교 때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엄마 앞에서 선생님처럼 강의하듯 설명하곤 했다. 말로 설명해 보면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다는 게 최군의 설명이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와선 공부법을 바꿨다. 공부해야 할 분량이 늘어나 ‘강의 공부법’은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교과서·프린트물을 천천히 정독하면서 머릿속으로 선생님 설명을 계속 되뇐다. 최군은 “천천히 읽다가 선생님 설명이 잘 안 떠오르는 부분에서 순간 ‘멈칫’하게 된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면 빈틈없이 시험을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식 공부의 장점은 살리되 공부에 들이는 시간은 줄이는 지혜를 짜낸 것이다.
자습 때 ‘1시간 공부 10분 휴식’ 지켜
최군이 수학심화 동아리에서 만들고 있는 ‘고난도 수학교과서’. 어려운 문제를 골라 해설과 풀이 팁을 곁들여 완성해가고 있다.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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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습 때는 주로 수학을 공부한다. 이때 ‘1시간 공부 후 10분 휴식’을 꼭 지킨다. 최군은 “중간·기말고사에서 수학은 1시간 동안 시험을 치르는데, 평소에 실전처럼 공부하면 시험시간을 관리하고 감각을 유지하는 데 좋다”고 추천했다. 최군이 이런 원칙을 갖게 된 것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에서 시험시간이 부족해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계기였다. 그때 이후로 시간 관리 연습에 신경을 많이 쓴다.
최군은 내신과 동아리·독서·봉사 등 비교과 활동을 두루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준비 중이다. 물리탐구·수학심화 동아리와 영재학급 등에서 다양한 주제로 과제탐구를 하고 소논문도 작성했다. 수학·과학 경시대회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다.
수학심화 동아리에서는 요즘 ‘고난도 수학교과서’를 만드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동아리원 각자가 매주 고난도 문제를 골라와 해설을 적고 풀이 팁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한 페이지씩 완성해 간다. 최군은 “좋은 문제를 골라 해설을 꼼꼼히 적어 보니까 문제를 분석하는 눈과 응용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완성되면 후배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학 동아리, 밴드 활동도 열심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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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책을 3권 정도 읽는데, 특히 역사 분야를 좋아한다. 매일 등하교 1시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각 언론사 사설과 그날의 주요 기사를 찾아 읽는다. 평소 관심이 많은 야구·농구 스포츠 기사도 즐겨 본다. 과학은 영어공부를 겸해 영문 기사를 찾는다. 최군은 “국어·영어는 결국 배경지식과 논리력 싸움”이라고 했다. 그는 “토론대회 참여나 신문 읽기는 당장 보는 시험에는 도움이 안 되지만 길게 보면 독해력과 사고력을 길러 줘 국어·영어 실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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