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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과표 5억, 최고세율 40%' 적용되는 수퍼리치는 누구? 국세청, "약 1만8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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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표준 5억 초과 근로자는 6680명

과표 5억원이면 실제 연봉은 7억원 이상

연봉 9억 의미하는 건보료 상한액 납부자는

삼성전자 151명, 김앤장 119명 등

18개 증권사 CEO 연봉 모두 5억 웃돌아

국세청, "자영업자 포함 과표5억 초과 1만8000명"

변호사, 의사,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고수익자 많아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비판에 여당은 여론의 반발이 덜한 ‘수퍼리치’ 증세를 들고 나왔다. 과세표준이 5억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을 40%에서 42%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현재 최고 세율 40%를 적용받는 이들은 어떤 사람일까.

일단 과세표준은 실제 소득에서 각종 공제를 제한 후 세율을 적용하는 기준이다. 실제 소득과는 차이가 있다. 똑같은 연봉을 받아도 각종 공제가 많으면 과세표준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국세청이 발간하는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과세표준이 5억원을 초과하는 근로자는 6680명이다. 이중 과세표준이 5억~10억원 사이에 있는 근로소득자는 5018명인데 이들의 평균 급여소득은 7억1690만원이다. 즉 여당이 세율 인상을 추진하는 대상은 급여소득이 연 7억원 정도인 사람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현재 기업들은 연봉이 5억원을 넘는 임원을 사업보고서에 기재해야 한다.

6680명 대부분은 대기업 오너나 최고경영자(CEO)들이다. 어떤 직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2월 국회 보건복지위 김명연 의원에게 제출한 ‘최고액 건강보험료 납부 직장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월급이 7810만원 이상이어서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최고액 건보료(월 239만원)를 내는 근로자는 3403명이었다(현행 건보료 부과 체계에서는 직장인은 월급 7810만원을 넘기면 얼마를 더 벌든 상한선인 월 239만원까지만 건보료를 내고 있다). 월급 7810만원을 연봉으로 치면 9억3720만원이다. 최고 세율을 적용받게 될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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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다니는 직장은 2621곳이다. 삼성전자에 151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2013년 같은 조사에서는 62명에 그쳤는데, 회사가 실적이 좋아지면서 초고액 연봉자들이 많아졌다. 그 가운데서도 ‘연봉 킹’은 권오현 부회장이었다. 지난해 급여와 상여 등으로 총 66억9800만원을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11억35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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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권오현 부회장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삼성 권오현 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와 '일자리 15개 기업'의 대표들과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7.18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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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최고액 건보료를 내는 이들이 많은 직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다. 2013년 조사에서는 148명으로 1위에 올랐지만, 작년에는 119명으로 줄면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상장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개별 임직원의 보수를 공시할 의무가 없어 누가 얼마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 이어 3위 역시 법무법인 광장이 차지했다. 최고액 건보료를 내는 변호사가 28명이었다.

현대자동차는 공동 4위에 올랐다. 14명이 최고액 건보료를 냈다. 작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이 53억400만원을 받았다. 전문경영인인 윤갑한 사장은 9억6800만원을 받았다.

또 다른 4위는 대형 증권사를 제치고 메리츠종금증권이 차지했다. 최고액 건보료를 내는 사람이 9명에 달했다. 이 회사는 증권업계에서는 가장 확실하게 인센티브를 챙겨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회사에 이익을 많이 남기는 만큼 많이 챙겨가는 구조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희문 사장이 26억8000만원을, 정남성 부사장이 12억8300만원을 받았다.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은 사업보고서에 보수를 명시해야 한다. 곧, 등기임원 2명 말고도 7명의 임ㆍ직원이 9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는 얘기다.

전문경영인 기준으로 연봉을 따지면 대기업 CEO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지난해 연봉을 두 번째로 많이 받은 전문경영인은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이다. 35억500만원을 받았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도 31억700만원을 받으며, 월급쟁이도 30억원 넘는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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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업권으로 보면 증권업계 CEO의 연봉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국내 18개 주요 증권사의 CEO가 모두 5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특히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지난해 총 보수액이 29억500만원에 달했다. 급여는 4억원대였으나 주식매수권을 행사한 이익으로만 24억원 가까이 챙겼다. 윤경은 KB증권 사장도 27억2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전문경영인 연봉 톱10에 4명의 증권사 CEO가 이름을 올렸다.

은행권 지주 회장들은 모두 연봉 10억원 이상을 받았다. 한동우 전 신한지주 회장이 지난해 총 15억7200만원을 벌어 은행권 연봉 킹을 지켰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3억2100만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10억2400만원을 받았다.

보험업계에서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21억6300만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2015년 연봉 킹자리에 올랐던 감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지난해 전년보다 2억5700만원이 줄어든 14억75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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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종금증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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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업계에서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지난해 17억2100만원을 받아 1위에 올랐다(현대커머셜 대표로 받은 연봉 9억9900만원을 합치면 총 연봉이 27억2100만원이다). 이어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14억62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공공기관 가운데서는 연봉이 5억원을 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중소기업은행장의 연봉이 5억원을 넘었지만 지난해엔 3억8600만원으로 줄었다. 산업은행장은 2012년 5억700만원을 받았지만, 이후 급감해 지난해 연봉은 1억8300만원에 그쳤다. 수출입은행장 역시 2013년 5억3300만원을 받았지만 2016년엔 1억8300만원으로 줄었다.

초고소득자엔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근로자만 있는 게 아니다. 변호사나 의사, 임대업자 같은 고소득 자영업자도 있다. 소득세 과세표준이 5억원을 넘는 자영업자 수는 국세통계연보엔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국세청에선 과표가 5억원을 초과하는 사람이 1만8000명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이중 근로소득자가 6680명(2015년)이니 고소득 자영업자는 1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인기 스포츠 선수도 초고소득 자영업자다. 현재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프로야구의 이대호(롯데자이언츠)로 연봉이 25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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