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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좌충우돌' 김정은 시대, 이례적인 北의 경제 반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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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北 경제성장률 3.9% 반등…17년來 최고치

對中 무역 덕 광업 급성장…전력·중화학도 성장

좌충우돌 행보 따른 對北 강력 제재에도 성장세

"전문가들, 김정은의 실용주의 노선 영향 분석"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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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3.9%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추정이 나왔다.

중국과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외화벌이가 좋아지고, 이 때문에 전력산업과 중화학공업이 성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력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과로 받아들여 진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지난 2012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세가 자취를 감춘 것도 주목된다. ‘좌충우돌’ 이미지와 달리 경제에 있어서는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北 경제성장률 3.9% 반등

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북한의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대비 3.9%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6.1%) 이후 무려 17년 만의 최고치다.

한은은 1991년 이후 매년 국정원 통일부 코트라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북한의 경제활동과 관련한 기초자료를 받아 성장률을 추정해오고 있다. 한은이 내놓는 정기적인 추정치는 대내외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다. 과거 국제연합(UN)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도 북한의 성장률을 연구했는데, 최근에는 추정치가 발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경제는 그 규모에 비해 성장세가 저조하다. 2000년대 중후반만 해도 통상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2006년 당시 성장률은 -1.0%였고, 2007년 역시 -1.2%를 기록했다. 2009년과 2010년도 각각 -0.9%, -0.5%에 그쳤다. 경제규모가 훨씬 더 큰 우리나라도 높게는 연 5% 이상 성장했던 시기다.

그러다가 북한은 2010년대 이후 매년 1%대 성장세를 보였다. 2012년(1.3%) 이후 3년 연속 1%를 넘겼다. 저성장 국면은 여전했지만 그나마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던 것이다. 지난해 수치는 최근 흐름을 보면 도드라진 반등이라는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북한의 4·5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對北) 제재가 무색한 결과다.

이는 북·중 무역이 활발했기 때문으로 읽힌다. 북한의 대외교역 중 중국의 비중은 90%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광업 부문 GDP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게 그 방증이다. 이는 1999년(14.2%)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강창구 한은 국민계정부 차장은 “석탄과 아연광석 등의 생산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무역을 통해 북한 내에 외화가 쌓이면서 다른 산업들도 예년에 비해 호조를 보였다. 중화학공업의 성장률은 6.7%. 이 역시 17년 만의 최고치다. 한은 관계자는 “미사일을 만들면 성장률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미사일 관련 부품들이 통계에 잡힌다”면서 “국제기준에 의하면 (핵 무기 같은) 살상용 무기도 생산에 잡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기가스수도업 역시 수력·화력발전이 크게 늘어나면서 22.3% 성장했다. 이는 한은이 이 통계를 추정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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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경제 실용주의 영향”

경제성장률만 놓고 보면, 지난해 북한의 성장 정도는 남한(2.8%)도 넘어섰다.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남한보다 높은 건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시대’ 들어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김정은 집권(2012년~) 이후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2%였다. 직전 김정일 집권(1995~2011년) 17개년 평균(0.2%)보다 1%포인트 더 높다. 한은이 가진 1990년 이후 수치를 보면, 김일성 집권 말기 5개년 평균 성장률은 -4.5%에 그쳤다.

한은 관계자는 “김정은 집권 이후 경제가 갑자기 좋아졌다는 징후는 없다”면서도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실용적인 노선을 편다고 평가한다. 주민들의 생활과 관련된 먹거리 등 실용주의 노선을 펴면서 소폭이나마 플러스 성장을 보인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46만1000원으로 남한의 4.6% 수준이었다. 남한과 북한의 1인당 GNI는 21.9배로 전년(22.2배) 대비 축소됐다.

지난해 남북교역 규모는 전년과 비교해 87.7% 감소한 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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