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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편의점의 눈물①]최저임금도 못버는 점주 "정리하고 알바전환할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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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평균 소득 155만원 불과…단순계산하면 최저임금 밑돌아
영업이익률 4.3%…문구점 절반도 안돼

아시아경제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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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경기도 안산에서 24시간 편의점을 4년반째 운영중인 오모씨(42세)는 매장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60대 장모님과 본인, 아르바이트생 두 명이 번갈아가며 일하는 지금 그의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170여만원 남짓. 이제 고령의 장모님은 쉬고 싶어 하는데다가 최저임금까지 올라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점주 경력을 살려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복수점 매장 매니저 직을 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주변에 편의점을 해보겠다는 지인을 만나면 일단 말려보는 그다.

편의점의 가맹점당 연간 영업이익, 직장인으로 따지면 연봉이 2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점주가 가져가는 월 이익은 평균 155만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월 157만3770원)보다도 적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국내 프랜차이즈 편의점의 가맹점당 영업이익은 1860만원, 영어이익률은 4.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6개 업종 가운데 꼴찌이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전 해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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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은 연간 매출에서 재료비·인건비·임차료·광고비 등 영업비용을 제외하고 점주 손에 돌아가는 금액을 말한다.

가맹점당 매출은 4억2970만원으로 주점(1억3150만원), 치킨집(1억3580만원)과 비교해 상위업종으로 꼽힌다. 그러나 전년(2014년) 4억3090만원에서 소폭 줄었다.

편의점 전체 영업이익은 2014년 5885억원에서 2015년 5503억원으로 1년 새 6.5% 줄었다. 가맹점당 영업이익률 역시 5.2%에서 4.3%로 나빠졌다. 편의점 수가 급격히 늘어나 경쟁이 심화되고, 매출도 쪼그라든 탓이 컸다. 프랜차이즈 편의점 수는 2013년 2만5039개에서 2014년 2만6280개, 2015년 2만9628개까지 늘었고, 올해 6월 말 현재는 3만5000개까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된다.

오씨는 "권리금을 주고 점포를 창업한 경우 최저임금 만원 시대가 오면 권리금도 회수하기 어려워진다"면서 "결국 정말 매출이 좋은 매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계형 매장은 본인의 근무시간을 늘려 몸을 혹사시키는 방법으로 이익을 챙기는 방법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나 인건비 상승으로 이를 감당해야 하는 점주들의 이익이 훼손되고 있어, 내부적으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결국 매출이 많이 발생해야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연구개발을 통해 다양한 신제품을 새롭게 선보이고 트렌드에 맞는 서비스를 도입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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