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CAR&TECH]고속주행에서 치고 나가는 힘… “경차 맞아?”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시승기 / 한국GM ‘핑크 스파크’

동아일보

한국인 중에 경차를 낮설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필자도 그중 한 명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타는 패밀리 세단이나 적재공간이 충분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만 관심을 갖다 보니 경차에는 눈길이 잘 가지 않았다. 게다가 경차라면 으레 ‘낮은 출력으로 밟아도 잘 나가지 않을 것’이란 선입견도 있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인지 정부는 경차 기준 배기량을 2011년에 1000cc까지 올리면서 각종 세금 혜택을 줬다. 경차 대국인 일본이 아직도 660cc를 경차 배기량으로 고집하는 것을 보면 한국은 상당히 관대하다.

최근 출시된 ‘2018년형 더 넥스트 스파크’를 시승한 뒤에 이런 생각들은 사라졌다. 스펙만 보면 스파크의 전체 길이인 전장은 3595mm로 요즘 5m가 훌쩍 넘게 나오는 대형차들에 비해 확실히 작다. 주행 스펙 역시 74마력에 9.7kg·m로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길이 막히는 출퇴근 시간대를 포함해 외곽도로를 달리면서 느낀 주행감은 숫자로 보인 것보다 훨씬 뛰어났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묵직하게 엔진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차량으로 빡빡하게 막힌 도로에서 급제동을 해도 브레이크 밀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량은 안정됐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주행에서였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즉각적으로 반응하면서 가볍게 도로를 치고 나갔다. 준중형차급의 주행성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했지만 연료소비효율(연비)은 스파크의 평균(일반 가솔린 기준 L당 14.3km)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사실 이번에 새롭게 나온 2018년형 모델은 기존의 스펙 위에 겉모습 등을 새롭게 단장하며 상품성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승한 차량은 새롭게 추가된 색상인 ‘코럴 핑크(Coral Pink)’다. 남성이 타기에는 다소 민망하지만 타깃은 2030세대 여성이다. 이전 세대 스파크에 적용된 ‘모나코 핑크’ 역시 국내 시장에서 스파크 판매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였다.

2018년형 스파크의 가격은 트림별로 999만∼1559만 원이다. 시승 차량인 스파크의 최상급 LTZ모델은 사실상 1600만 원대다. 스파크는 매력적인 경차지만 최근 2000만 원 미만의 소형SUV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다소 비싸다는 생각은 든다. 이 때문인지 신형 모델에서부터 한국GM은 옵션가격을 내렸다. 기존 58만 원 상당의 ‘스마트 크롬 패키지’에 포함되던 크롬 도어 핸들이 LT Plus모델은 기본사양으로 채택됐다. 요금소 자동결제 시스템(ETCS), 열선스티어링 휠, 전자동 에어컨이 포함된 ‘컨비니언스 패키지’는 기존 51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스파크 내부의 모니터, 버튼을 포함해 인테리어는 생각보다 훨씬 고급스럽다. 뒷좌석 역시 두 사람이 타기에 부족하지 않다. 물론 뒷좌석에 사람이 타면 트렁크 공간은 활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2열을 접으면 웬만한 크기의 짐을 싣는 데 문제가 없다. 인생 첫 차 혹은 아이가 없는 부부들이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차인 점은 분명하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