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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고달픈 편의점주… 딱 최저임금만 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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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로변 편의점. 카운터에 서 있던 40대 점주 B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근처에 다른 편의점이 생기는 바람에 매출의 3분의 1이 순식간에 사라졌어요. 본사에서 로열티를 많이 가져가고 가게 월세도 350만원을 내야 하니까 집에 가져가는 돈은 월 200만원이죠. 딱 목구멍에 풀칠만 하고 삽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오르면 주말 아르바이트는 다 내보내고 저 혼자 일할 수밖에요."

◇편의점 점주 이익 최저임금 수준

편의점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 점포당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바람에 점주들이 버는 돈이 최저임금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5년 기준 프랜차이즈(가맹점) 통계'를 보면 편의점 점주들의 고달픈 생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전국 편의점은 1989년 서울 송파구에 1호점이 생긴 이후 작년 10월 기준으로 3만3000개를 넘어섰다. 국민 1500명당 한 개꼴이다. 우후죽순으로 편의점이 늘어나면서 로열티를 받는 본사만 배를 불리고, 점주들은 과당 경쟁으로 계속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조선비즈


편의점 점주가 본사에 내는 로열티, 가게 임차료, 인건비를 지불하고 남는 영업이익은 2013년 평균 2190만원이었다가 2014년 2240만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2015년에는 1860만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월 155만원 수준으로 내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157만원을 밑돌 정도다. 서울 시내 역세권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J씨(여·60)는 "역 근처에 편의점이 7개가 있다"며 "나눠 먹기를 하다 보니 4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세탁·주점·치킨 업종이 영업이익률 높아

편의점은 고전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프랜차이즈 업계는 외형 성장을 거듭했다. 2013년에서 2015년 사이 매출액은 37조6000억원에서 50조3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3조원에서 5조원으로 증가했다. 가맹점 한 곳당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000만원에서 2740만원으로 뛰었다.

통계청 분류에 따라 업종별로 나눠보니 2015년 기준으로 의약품이 8810만원으로 가맹점당 영업이익이 가장 많았다. 의약품 프랜차이즈는 주로 약국 체인점을 말한다. 다음으로 안경(4890만원), 자동차 수리(4000만원), 두발 미용(3740만원) 순이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을 말하는 영업이익률은 2015년 기준으로 전체 평균은 9.9%였다. 매출의 10분의 1을 집에 가져간다는 것이다. 2013년 8%, 2014년 9.2%와 비교해 영업이익률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업종 중 가정용 세탁의 영업이익률이 22.8%로 최고였고, 그다음으로 주점(17.9%), 치킨(17.4%) 순이었다. 가장 영업이익률이 낮은 업종은 편의점(4.3%)이었고, 제빵·제과(7.3%)도 평균치에 미달했다.

2014년과 비교해 영업이익률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두발 미용으로 11.8%에서 14.7%로 2.9%포인트 올랐다. 그다음은 10.4%에서 13.1%로 2.7%포인트 오른 주점이었다. 이명호 통계청 경제총조사과장은 "전체적으로 프랜차이즈의 업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편의점은 가게 숫자가 많아지는 만큼 점주별 경영 상태가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손진석 기자(aura@chosun.com);원종호 인턴기자(동국대 신문방송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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