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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시장도 깜짝 놀랐다…금융지주 사상최대 실적 축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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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상반기 순익 최대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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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 금융지주들이 실적 축포를 쏘아 올렸다. 어느 정도 실적 호전을 예상한 시장 기대치마저 훌쩍 넘어서는 실적 서프라이즈를 내면서 지주가 설립된 이후 최대 실적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시중금리가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이자 수익이 늘고 비은행사업도 호조를 보인 데다 기업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대폭 줄어든 덕분이다. 리딩뱅크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 속에 상반기 순이익 기준으로 신한금융지주가 1위를 유지했지만 2분기 들어 KB금융지주에 역전을 허용하면서 앞으로 선두 다툼이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 20일 신한금융지주는 2분기에 89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1조8891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1조4548억원) 대비 29.9% 증가한 수치로 2001년 지주가 설립된 이후 반기 기준 최고 성적이다. 구조조정 기업과 관련된 충당금 적립 요인이 줄어들면서 상반기 신한은행 대손충당금은 지난해 동기보다 76.2% 급감한 1081억원에 그쳤다. 반면 이자수익은 급증했다. 신한은행이 올 상반기 거둔 이자수익은 2조381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조1636억원) 대비 10.1% 늘었다. 신한금융지주 전체적으로 1년 전에 비해 8.5% 증가한 3조7839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뒀다.

매일경제

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신한생명·신한자산운용·신한캐피탈 등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8653억원을 기록해 직전 최고치인 2008년 8365억원을 넘어서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 상반기 신한카드 순익은 6312억원으로 전년 상반기(3552억원)보다 77.7% 급증했다. 신한금투와 신한캐피탈 순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5.5%, 127.3% 뛰었다.

KB금융지주는 2분기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70.6% 급증한 9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신한금융지주(8920억원)를 제치고 2년여 만에 금융지주사 수장 자리를 되찾았다. 이 같은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7200억원대)를 크게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다. 2분기 실적을 더한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3% 증가한 1조8602억원에 달해 2008년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상반기 순익 기준으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간 격차는 289억원으로 바짝 좁혀졌다.

증권가에서는 올 한 해 KB금융의 연간 순이익이 3조원을 넘어서 국내 금융지주 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B금융은 지난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한 데 이어 실적 개선 추세에 있는 KB손해보험, KB캐피탈을 올 들어 100% 자회사로 만들면서 연결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1% 큰 폭으로 증가한 3조6655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수수료 이익도 전년보다 40.7% 급증한 1조308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는 KB금융지주의 2분기 실적 개선에 일회성 이익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신한금융지주를 앞지를 수 있을지에 대해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자산 건전성 개선으로 향후 금리가 완만하게 올라갈 것을 감안하면 은행들의 좋은 실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도 올 상반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서는 깜짝 실적(1조983억원)을 거뒀다. 상반기 실적으로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이고 2014년 우리은행이 지주사에서 은행 체제로 전환한 후 가장 많은 반기 순이익이다. 2분기에만 순이익 4608억원을 올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4140억원)을 넘어섰다. 우리은행 실적은 타 은행과 달리 자산관리부문 상품판매(신탁·펀드)와 외환·파생 부문 등 비이자 이익 급증이 견인했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 비이자 이익은 전년 동기(5360억원) 대비 41% 큰 폭 늘어난 7560억원에 달했다. 이자 이익은 255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1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뒀다.

실적 개선으로 연초 1만2000원 선이었던 우리은행 주가는 최근 1만9000원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주가 급등으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 18.4%(콜옵션 지분 제외) 매각이 관심을 끌 것이라는 진단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우리은행 잔여 지분 매각에 대해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박준형 기자 / 김태성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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