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7 (일)

에치디프로 단순투자냐 경영권참여냐…셈법 복잡해진 코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00억 투자해 FI로 인수 참여…경영권 분쟁 속 최대주주 올라

보유지분 전량 매각계약 철회…엑시트 계획 어그러져

"경영권 행사 여부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할 문제"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CCTV 제조업체 에치디프로(214870)의 지분 인수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코디(080530)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씨엔케이와이홀딩스(옛 제미니밸류홀딩스)에 지분을 넘기고 엑시트하려 했던 계획이 어그러진 탓이다. 본의 아니게 최대주주에 오른 코디는 단순 투자에 무게를 두면서도 경영권 참여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디는 에치디프로 보유주식 전량을 102억원에 양도하기로 씨엔케이와이홀딩스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씨엔케이와이홀딩스가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계약이 철회됐다. 세 차례나 잔금 지급일을 변경하며 질질 끌어왔던 계약이 결국 해지되고 만 것. 코디는 14.14%의 지분율로 여전히 에치디프로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코디는 지난 4월 에치디프로 주식 86만1326주를 100억원에 취득했다. 269억원 에치디프로 지분(38.03%)과 경영권을 인수하려 나선 씨엔케이와이가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으며 계약 해지 위기에 몰리자 코디가 백기사로 나선 것이다. 코디는 씨엔케이와이 매수 대리인으로 참여했고 지난 5월 보유지분 전량을 씨엔케이와이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분 인수후 케이에스와이와 코디측은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지난 6월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진에 대한 의견을 통일하지 못하고 각자가 내세우는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기 위해 안건을 따로 의결했다. 또 광고·엔터테인먼트사업과 사물인터넷(IoT) 관련 반도체사업 등 서로 다른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 위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올렸다. 이 와중에 케이에스와이가 코디의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소송전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결국 임시주총에서 코디측이 표대결에서 승리하며 최정환 대표이사 등 코디가 내세운 경영진이 새로 선임됐다. 최 대표는 지난해 제미니투자(019570)가 인수한 아리온(058220)테크놀로지 대표직을 지난해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맡은 바 있다. 케이에스와이는 지난 5월 에치디프로 지분 13.38%를 73억원에 장내매도했고 코디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일단락된 듯했던 경영권 문제는 최근 씨엔케이와이홀딩스가 잔금을 지급 못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코디는 현재 단순 FI로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코디는 100억원 규모의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평저축은행과 씨엔케이와이로부터 각각 38억원, 15억원을 차입했다. 나머지 43억원은 내부 자금으로 충당했다. 공평저축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 만기는 오는 21일로 회사는 만기를 연장할 계획이며 씨엔케이와이 차입금 15억원은 씨엔케이와이와의 주식양도 계약에서 계약금으로 갈음했다. 회사 관계자는 “씨엔케이와이가 계약금을 손해보고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씨엔케이와이에서 잔금을 들고 와서 다시 계약하자고 하길 한편으로는 기대하고 있으며 그럴 경우 바로 엑시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 FI로 남을지, 에치디프로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할지 여부는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에치디프로는 오는 8월9일 임시주총을 다시 열 예정이다. 감사보고와 지난 6월 가결되지 못했던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다루게 된다. 임시주총까지 3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권과 최대주주 지분 문제를 둘러싸고 분쟁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 올 들어 계속된 인수합병(M&A) 이슈에 에치디프로 주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소식에 지난 4월 1만45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9000원선에 머물며 35% 가량 떨어졌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