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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재벌 저격수' 김상조 칼끝, 대기업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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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편법 경영승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하림 김홍국 회장. 제공 | 하립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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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CI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재벌 저격수’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칼끝이 대기업을 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대기업들에게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며 재벌개혁과 관련해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었다. 실제 김 공정위원장은 취임 후 지금까지 주로 가맹 프랜차이즈 갑질 대책 마련에 힘써왔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림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해 직권조사에 착수하면서 대기업 전반에 대한 개혁 조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공정위, 하림그룹 직권조사 착수
공정위는 최근 하림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내부거래 정황을 파악하고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김 공정위원장 취임 후 대기업집단에 대한 첫 직권조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5년 전 장남 김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 ‘올품’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부당지원 행위가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품은 10조원 이상 자산 가치를 가진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회사다. 김 회장의 아들 김씨는 2012년 100억원대 증여세를 내고 올품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아들 김씨가 100억원대 증여세만으로 사실상 10조원대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와 일감 몰아주기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정위는 또 사료공급, 양돈, 식육유통 등에 이르는 하림그룹의 수직 계열사 구조가 관련 시장의 경쟁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았는지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정위 조사에 대해 하림그룹 측은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일감 몰아주기, 편법 증여 의혹은 사실과 다르며 이미 충분히 해명했다”며 “공정위의 직권조사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첫 대기업집단 직권조사…재벌 개혁 속도 내나
공정위가 하림그룹 조사를 시작으로 대기업집단에 대한 규제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3월부터 45개 대기업집단 계열사 내부거래 실태점검을 벌여왔다. 대상기업은 삼성, 현대차, SK, 한화, 롯데 등 자산 5조원 이상의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45개사에 소속된 225개사다. 지난해 6월 정부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상호출자제한기업 기준이 자산 총액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변경됐다. 다만, 공정위는 바뀐 규정으로 인해 우려되는 규제 공백을 대비하기 위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공시 의무 등 사후 규제만을 적용하는 기업의 기준은 자산총액 5조원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기준 자산 규모가 10조5000억원을 기록,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위는 내부거래 실태점검을 통해 하림그룹을 포함한 상당수 집단의 부당지원행위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들 떨고 있니…’ 하림그룹 다음 타깃은?
재계에서는 공정위의 다음 타깃으로 현대글로비스, 롯데시네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위원장은 “현대글로비스의 현대차 물류 관련 일감 몰아주기와 롯데시네마 내 매점임차 등 일감 떼어주기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일감 몰아주기를 피하기 위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정황이 포착돼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비슷한 처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권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등에게 몰아줘 회사에 77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재벌가 일감 몰아주기의 주요 사례로 꼽히는 이른바 ‘서미경 식당’들을 서둘러 정리하기로 했다. 서미경 식당이란 서미경씨가 실소유주인 유한회사 유기개발이 롯데백화점 내에서 운영해온 식당이다. 유기개발은 수년 전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롯데그룹 위장계열사로 지목됐고, 공정위는 이런 사실을 숨긴 신 총괄회장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롯데백화점은 최근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에서 10년 넘게 영업해온 서미경 식당 4개 업소를 내년 1월까지 모두 내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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