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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대기업 상생협력 2·3차 협력사로 확대 본격화…文 '공정경제'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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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현대차그룹, 동반성장 5대 전략 발표…SK도 2·3차 협력사로 동반성장 확대키로

삼성, 5월에 5000억원 '물대펀드' 조성… LG도 컨설팅 지원 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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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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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명훈 기자,백진엽 기자,송상현 기자 =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들이 한 단계 진화한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이 협력사에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서 벗어나 경영기법과 기술개발 등 노하우까지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상생 협력 2.0’의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가 ‘공정경제’를 주요 국정 과제로 채택하면서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두 번째 목표로 제시했다. 실천방안으로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재벌 총수 일가 전횡 방지 및 소유·지배구조 개선, 더불어 발전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등을 내놨다.

특히 지난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5대 그룹 간담회에서 상생협력 모범사례를 공유하기로 뜻을 모은 만큼 대기업들의 상생협력 행보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 상생협력, 1차 넘어 2·3차로 확대

20일 경제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1차 협력사에 국한됐던 상생협력 지원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있다.

이날 현대·기아차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2·3차 협력사의 고용 안정' '일자리 창출' '복지 개선' '기초 R&D 역량 제고' 등을 목표로 500억원 규모의 '2·3차사 전용 상생협력기금'(가칭)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 2·3차 협력사의 경영개선 자금 지원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2·3차사 전용 자금 대출 프로그램'도 도입하기로 했다. 신설되는 2·3차사 전용 자금 대출 프로그램은 현대·기아차의 예탁금을 활용해 회사 운영 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는 제도다. 시중 금리 대비 1.5%포인트(p) 낮은 우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이로써 현행 기존 1차 협력사 지원 규모를 포함해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협력사에 지원하는 총 지원 규모는 73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삼성은 지난 2010년부터 기업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게 기술개발, 설비투자, 운전자금 등을 업체별 최대 90억원까지 저리로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2차 협력사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했고 총 8232억원을 지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6월부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게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 지급하도록 하는 혁신적 물품 대금 지급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하나, 신한, 국민은행과 총 5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펀드'를 조성, 1차 협력사가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SK그룹도 지난 18일 조대식 의장 주재로 16개 계열사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1차 협력업체 외에도 2·3차 협력업체까지 도움이 될 만한 상생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2차 협력사들이 하도급 대금을 원활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동반성장 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외에 SK그룹 대부분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은 1차협력사가 대상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2·3차 협력사로 상생협력방안을 확대하기로 했고 각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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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 수원 삼성전자 상생협력 아카데미 교육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협력사 대상 '2016년 제4차 미래 유망 우수기술 설명회'(삼성전자 제공) 2016.10.17/뉴스1 © News1 추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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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 잡는 법’ 전수…경쟁력 강화 지원

대기업들이 보유한 전문인력과 노하우를 활용, 협력사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형태의 상생협력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3차 협력사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갖춘 대규모 '상생협력센터'(가칭)를 건립하기로 했다. 또 2차 협력사 전용 교육 포털도 운영한다. 현대·기아차의 직무 역량, 자동차 지식, 인문/예술 등 사이버 교육프로그램을 개방하고, 협력사 전용관도 개설하기로 했다. 이밖에 5~7개월 동안 협력사에 상주하며 품질·기술 지도 활동을 펼치는 현행 품질기술봉사단도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LG도 단순한 중소기업 지원을 넘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미래 성장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도록 신기술 개발 협력, 특허개방, 판로개척, 기술지원, 금융지원 등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제공해 상생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 계열사는 사내 컨설팅 전문인력을 협력사에 파견해 지난해에만 5200여건의 기술을 지원했고, 1000개 이상의 협력사에 도움을 줬다. 장비·부품의 국산화 개발, 시제품 제작 무상지원, 특허 및 성과공유 등 생산성과 품질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병행했다. 협력회사의 역량 강화를 직접 지원하기 위해 협력사 현장을 진단해 공정개선, 환경안전, 에너지 관리 등 지원하고 있다.

또 협력사 대상 교육도 적극 실시해 지난해 1100여개의 협력사에 1만 5000명 넘는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품질, 생산성, 기본역량 등의 교육을 실시했다.

SK는 2007년부터 10년동안 꾸준히 '동반성장 CEO(최고경영자)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협력회사 CEO들에게 매년 총 10회에 걸쳐 경영전략, 재무, 마케팅, 리더십 등 기업경영 전반에 관한 핵심 노하우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동반성장 e러닝 온라인 과정'을 개설, 협력사 직원들이 쉽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협력사 CEO, 중간관리자 등 임직원 2만명을 대상으로 재무, 마케팅 등 경영 교육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동반성장아카데미'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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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가 11일 창원컨벤션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려 구직자들이 앉아있다(창원시제공)2017.7.11/뉴스1©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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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경쟁력의 원천 ‘인재’ 선발도 지원

우수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도 늘어나고 있다.

먼저 삼성은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개최, 우수인재를 원하는 협력사와 일자리를 희망하는 구직자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5년에는 전자와 중공업, 건설 업종 중심에서 제일모직, 호텔신라 등 서비스 업종 계열사까지 확대해 총 12개 계열사, 197개 1·2차 협력사에게 우수인재 채용의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협력사 신규 채용인력에게는 삼성 신입사원 교육에 준한 신입 입문 교육과정을 무상으로 지원해 협력사 신입인력이 조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우수 인재 확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2·3차 협력사만을 위한 채용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고용 지원 프로그램도 만들기로 했다. 우선 내년에 안산과 울산 지역에서 2·3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1·2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는 매년 국내 5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mh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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