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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김부겸 장관 “표 걱정에 언제까지 증세 얘기 안 할텐가” 문재인 정부에 공개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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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20일 전날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증세없는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향후 5년간 필요한 재원 178조원 중 60조원이 ‘초과세수’로 마련된다. 세법개정을 통한 세수입은 5년간 11조원으로 이 중 대부분이 비과세·감면축소로 마련되는 것이어서 ‘정부가 사실상 증세를 포기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5개년 100대 과제를 보다 보니 무거운 짐이 주어졌구나 느꼈다”면서 “(그러나) 재정당국에서 내놓은 재원조달 방안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에 소득세 최고구간은 조절하겠다 했고, 법인세율도 우리 경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너무 약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는 소득세 최고세율인상과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등의 용어가 사라진 점을 지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장관은 “국민들에게 우리 경제 현실을 정확히 알리고 좀 더 나은 복지 등을 하려면 형편이 되는 쪽에서 소득세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정직하게 해야 한다”면서 “해내지도 못하는 ‘지하경제 양성화’ 이런 얘기 말고, 소득세율 조정 등 증세 문제를 갖고 정직하게 얘기하고 국민 토론을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인세율 역시 이명박 정부 시절 인하했지만 낙수효과가 작동하지 않은 만큼 최저한세 도입에서 나아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표 걱정한다고 증세 문제 얘기 안하고 복지는 확대해야 하는, 언제까지나 이 상태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새 정부의 재정운용 큰 계획을 짜는 시기인 만큼 (논의가 필요하다)”며 작심한듯 말을 쏟아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와 소득세 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며 “재정당국이 여러 가지 검토하고 있다. 국가재정전략회의도 있으니 같이 얘기해보는 걸로 하자”고 해명했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부총리는 “김 장관 외에 참석자들 서너분이 법인세, 소득세에 대한 증세와 관련해 비슷한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며 “취지는 동감하는데 시기적으로 국정과제나 경제정책방향을 국민들이 알고 추진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도 계셨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는 경제장관들이 격의없이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자리”라며 “오늘 열띤 토론이 있었는데, 일요일 경제현안간담회를 열어 오늘 나왔던 이슈를 다시 논의한 뒤 다음주 화요일(25일)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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