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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보름새 2조원` 외국인-기관 코스피서 쌍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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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연기금이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원을 함께 사들이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수급 측면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쌍두마차'로 코스피 2400을 합작한 데 이어 2500 돌파 등 앞으로도 추가 상승을 함께 견인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8일 삼성증권과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글로벌 자금은 최근 2주 연속 한국에 투자하는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 2주간 유입 규모는 4억5000만 달러(약 5000억원)로 주요 신흥국 가운데 가장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중국 투자 펀드에선 7억9000만 달러, 인도 투자 펀드에선 5000만 달러, 브라질 투자 펀드에선 1억7000만 달러가 각각 빠져나갔다.

전체 신흥국에 분산투자하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로도 2주 동안 13억9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GEM 펀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4%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GEM 펀드를 통해서도 2억 달러(약 2200억원)의 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으로 들어온 셈이다.

실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보름 동안 1조3240억원을 순매수했다. 글로벌 펀드 자금에 직접 투자까지 더해진 숫자다. 선물시장에서도 만기일인 지난 13일 하루에만 1조845억원을 사들이는 등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파생 담당 연구원은 "지난주 선물시장의 특징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수를 꼽을 수 있다"면서 "선물 시장에서 나타나는 외국인의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생각은 추가 상승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외국인 수급의 관전 포인트는 미국 등 해외 주요국들이 금리인상으로 돈줄 조이기에 나설 경우 언제까지 매수세를 이어갈 것이냐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모두 점진적 금리인상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금리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올해말까지는 외국인의 주식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진행되는 주요국 금리인상은 지나치게 낮았던 금리를 정상화시키는 과정으로 외국인 자금의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 수준은 돼야 외국인이 주식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31%다.

연기금도 최근 코스피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5032억원을 순매수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지난 5년 간 국내주식시장에서 연평균 약 6조 4000억원을 순매수해왔다. 올해 연기금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9872억원에 불과하다. 예년에 비하면 자금 집행이 매우 더딘 셈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 5조원 이상 추가 매수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센터장은 "연기금이 올해 사들인 1조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달 들어 집중돼 나타나고 있다"면서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들이 코스피가 조금이라도 조정을 받게되면 시장에 들어오려고 뭉칫돈 자금 집행을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기금 가운데서도 가장 큰 규모인 국민연금의 경우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국내주식에서 18%에 달하는 높은 수익을 거둔 상태다. 다만 아직까지 추가 자금 집행은 거의 하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공단 이사장 인사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기금운용본부장마저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분간 공격적인 자금 집행은 어려울 수 있다"면서 "다만 진용이 제대로 갖춰지고 국민연금이 그동안 집행하지 못한 자금을 시장에 풀기 시작하면 수급 측면에서 강력한 추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들이 투자하는 국내주식형 펀드의 경우 6월 중순까지 최대 7조원 가량 환매 물량이 쏟아진 이후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태지만 아직까지 순유입으로 의미있는 전환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박스권에서 갇혀 있던 펀드 자금은 이제 거의 대부분 환매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적어도 펀드 환매가 시장 상승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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