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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최저임금에 유통업계 부담↑…고용 위축·가격 줄인상 후폭풍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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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외식업체 직격탄…인력 감축 우려

유통업계, 이익 감소에 가격 인상 가능성↑

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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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김성은 기자 = 예상을 웃돈 최저임금 상승에 유통업계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파트타임 직원의 수가 많은 업종의 특성상 인건비 부담이 크다.

특히 아르바이트생의 비중이 높은 편의점과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내년에 법이 시행하면 영업이익 감소가 불 보듯 뻔하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유통업계의 고용이 위축되고 물가인상 압박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최저임금 인상 '속도위반'…이익 감소 불가피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 올린 7530원으로 결정했다. 17년 만에 최대 폭 상승이다.

예상보다 높은 인상률에 유통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서비스업의 특성상 인건비에 대한 비중이 높다. 내년부터 당장 인건비 압박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영업이익 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1개 점포 기준 백화점 4.3%·대형마트 15.8%·슈퍼 17.4%의 영업이익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담이 가장 큰 곳은 편의점이다. 일 매출이 180만원으로 종전과 같다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맹점주의 순수입은 14%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 규모가 작은 소형 점포면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인건비 부담이 늘면 본사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도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 지원책을 보고 협의 후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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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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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인건비 부담…파트타임 줄여 만회?

유통업계에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나온 방안은 '인력 감축'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수준이 상승하면서 경기가 활성화하고 고용창출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적으로 고용악화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경기가 회복하는 뚜렷한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유통업체 인건비 부담 증가→점포당 수익성 악화→영업실적 악화→고용부담'이라는 단기적인 악화요인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최저임금이 오르면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맹점주의 노동시간이 길어지고 아르바이트생 등 파트타임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당장 아르바이트생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인건비와 임대료 등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현재 상위업체 편의점 일 매출은 약 180만~190만원선으로 알려져 있다. 임대료와 부대비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8시간 근로기준 약 400만원 전후의 수익이 기대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최저임금이 지속해서 오르면 2020년 편의점 점주수익이 약 50%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이나 야간수당을 포함하면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사업을 접어야 할지 고민하는 점주들이 있다"며 "1만원이 되면 한 달 아르바이트 수당만 150만원 이상으로 올라 점포 경영주가 직접 운영하는 형태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건비 상승→물가 인상' 이어질까

인건비가 오르면서 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격 인상은 영업이익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이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거나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이익 하락분을 가격 인상으로 채우는 것이다. 1위 사업자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사업자들도 따라 올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아직 오른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가격을 올리기엔 부담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내년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충격을 보고 충분히 검토 후 올려도 늦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은 분명한 가격 인상 요인"이라면서도 "인건비 부담을 따진 후 가맹점주들과 협의해서 진행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제과·빙과 업체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가격 부담이 생긴 것은 맞다"면서도 "내년에 법이 시행되면 상황을 보고 판단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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