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종합] 최저임금 7530원…"최소 이 정도 돼야"vs"가격 뛰고 고용 줄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노측 "아쉬움 남아", 소상공인 "알바 줄여야"

최저임금 인상분 직접 지원 실효성 '글쎄'

뉴스1

16일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 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7530원(월 157만3770원)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6470원보다 1060원(16.4%)오른 것으로 2007년(12.3%)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률이며, 17년 이래 최대 인상률이다. 2017.7.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김성은 기자 = 내년 최저임금이 17년 만에 최대 인상률인 전년 대비 16.4%, 7530원으로 결정되자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과 시간급 근로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민주노총과 알바노조 등 노동단체는 두 자릿수 인상이 노동자들의 팍팍한 숨통은 틔웠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역대급 최저임금 인상률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문혁씨(24·대학생)는 전날(15일)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에 대해 "개인적으로 인상된 최저임금에 대해 부족하지도 않고 많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아르바이트비를 받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카페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마련하고 있는 옥모씨(29)는 "인상된 최저임금을 적용해도 한 달에 157만원 정도다. 최소한 이 정도는 받아야 했다"며 "아직도 기본 생활임금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최저임금을 아직도 노동자와 영세업자와의 대결 구도로 만들어가는 사회를 이해할 수 없다"며 "임금 인상을 탓할 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의 착취, 높은 임대료를 개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버지가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오모씨(29)는 "최저임금이 올라 시간 단위로 일하는 분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취업준비생이나 학생들도 임금이 오른 만큼 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반겼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청소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유재희 전국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이화여대 분회장도 "1만원까지 인상됐으면 좋았겠지만 이 정도면 만족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6일 성명을 내고 "7530원의 최저임금은 노동자는 물론 이미 사회적 요구였던 1만원 요구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결과"라며 "이번 인상안은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의 최종안이었던 7300원에 비해 불과 230원 많은 수준"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알바노조도 "최저임금 1만원은 우리가 인간다운 삶을 위해 최소한으로 요구한 임금"이라며 "'역대급' 인상률에도 기뻐할 수 없는 이유는 그 결정이 여전히 인간으로 미달된 삶을 감내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스1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 위원들이 1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에서 열린 11차 전원회의를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근로자 위원안(7530원)과 사용자 위원안(7300원)을 표결,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대비 16.4% 인상된 753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2017.7.1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소상공인들 "물건·서비스 가격 올릴 수밖에"

하지만 인건비 상승을 짊어져야 하는 고용주들은 역대급 임금 인상안이 몰고올 파장을 두려워 하는 모습이다.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커서 메뉴 가격을 어쩔 수 없이 올려야죠. 그런데 가격을 올리면 손님 발길이 끊기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서울 종로구에서 순댓국 가게를 운영하는 박씨는 15일 역대 최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자 한 숨부터 내쉬었다. 5년 동안 유지했던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 시내에서 판매되는 순대 국밥은 보통 7000~8000원 수준이지만 이곳은 저렴한 한 끼를 찾는 손님을 위해 5년 동안 6000원을 유지해왔다.

박씨는 "올해 식음료 가격이 계속 오른 데다 경기도 나빠 순댓국 값을 조정하는 게 부담이 되긴 한다"면서도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일선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부담으로 폐업하는 가게가 속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증가에 따른 비용부담을 덜려면 판매상품 가격을 상향 조정해야하는데 이 경우 경영난 심화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른 인건비 부담을 덜고자 판매 상품의 가격을 인상하면 손님이 줄어드는 이중고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정부 인건비 지원안 내놨지만 "도움될까" 의문

중기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 기업의 추가 부담금만 15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상을 고용인원 30인 이하 사업장으로 국한해 중소기업들은 임금인상의 직격탄을 맞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가 급등한 최저임금의 충격을 완화하고자 고용규모 30인 이하의 소상공인과 영세상인들에게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건비 직접 지원은 사회보험(4대보험) 사업장에게만 혜택이 집중될 수 있어 아르바이트 등 단기고용이 많은 중소·영세상인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종로구 S편의점 점주는 "편의점은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쓰고 이직이 잦다"며 "제한된 예산으로 인건비를 지원하면 4대보험 사업장에 혜택이 집중될 게 뻔한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 역시 "정부가 연매출 5억원 이하 사업장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지원책을 내놨지만 인하율이 영세 가맹점 0.8%, 중소가맹점은 1.3%에 불과해 임금 인상분을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hanantway@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