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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가치·배당株만 믿었더니…코스피도 못따라가는 `열등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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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활황에도 열등펀드 매달 코스피 수익률 하회

대부분 가치·배당주...일부 삼성전자 담고도 못 따라가

50억원 미만 소규모 펀드 많아 투자 유의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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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전례 없는 증시 활황에도 시장수익률 조차 따라잡지 못하는 이른바 `열등펀드`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 올해 박스권을 뚫고 본격적인 상승궤도를 그리는 코스피지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특히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액티브펀드들, 그 가운데서도 가치주와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대표적인 열등펀드로 꼽히고 있다.

◇매달 코스피 상승률 밑돈 가치·배당주 펀드

16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일반주식·중소형·배당·테마유형, 인덱스 제외) 701개 가운데 올 1월부터 7월12일까지 매달 코스피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펀드는 총 8개로 집계됐다. 특히 이 펀드들은 올들어 평균 11.5% 수익률로 코스피 상승률 18.24%를 한참 밑돌고 있고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 수익률 17.51%에도 못미쳤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국민의힘자 1(주식-재간접)’는 올들어 10.51%의 수익률을 기록, 월별로 코스피지수 상승률과 비교하면 1월 1.16%포인트, 2월 0.97%포인트, 3월 1.10%포인트, 4월 0.15%포인트, 5월 1.92%포인트, 6월 0.64%포인트, 7월 0.98%포인트씩 낮았다. 이 펀드는 재간접형으로 ‘알리안츠Best중소형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 C(W)’(9.78%),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 종류I’(9.63%), ‘한국투자롱텀밸류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C-F)’(9.61%) 순으로 자산을 구성하고 있다. 또 ‘한국투자스타일배분자(주식-재간접)(A)’, ‘유진챔피언배당주자(주식) Class S’ 등도 매달 코스피 상승률을 밑돌았다. 이들 펀드의 운용보고서를 보면 공통으로 대형가치 스타일 강세에 비해 편입한 중소형주 스타일이 소외됐다거나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지면서 배당주의 자본소득이 일반주식대비 낮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코스피는 박스권 상단을 뚫고 나가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장이었다”며 “다만 예전 강세장과는 다르게 인덱스펀드대비 액티브펀드들이 부진했는데 이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선방, 시총 비중이 대형주로 쏠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정보기술(IT) 등 일부 대형주에 집중된 상승랠리에 액티브펀드들이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삼성전자 담고도 시장 못 따라가...“운용상 문제”

열등펀드 가운데 일부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담고도 시장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장기성장리서치자 1(주식)종류A’가 대표적이다. 이 펀드는 올들어 13.34%의 수익률을 올렸으나 1월 0.08%포인트, 2월 1.06%포인트, 3월 0.02%포인트, 4월 0.25%포인트, 5월 1.57%포인트, 6월 0.58%포인트, 7월 0.76%포인트씩 코스피를 밑돌았다. 자산비중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25.27%로 가장 크며 SK텔레콤(3.92%), 삼성화재(3.59%), 네이버(3.46%), 현대차(3.00%) 순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연초 이후 펀드는 비교지수(코스피) 대비 소폭 하회했다”며 “이는 은행 업종의 비중이 작았던 것이 주된 원인이고 헬스케어 업종 가운데 중소형 종목들이 약세를 보인 것도 성과에 부정적이었다. 또 비교지수 대비 편입비가 높았던 방산업종도 성과에 마이너스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중 실적 차별화가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IT, 금융 등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그룹주펀드 등 삼성전자 비중이 높았던 펀드들이 매달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운용상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 출시 당시 자사의 리서치 능력을 최대한 활용, 지속 가능한 성장기업과 저평가된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상승세를 고려하면 편입종목에 대한 판단이 잘못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열등펀드로 꼽힌 펀드들의 순자산을 보면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가 많은데 자칫 유동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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