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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中企人들 "초대 中企장관 '힘센 정치인'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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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을 담당할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의 초대 장관이 누가 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정부 조직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지도 못했지만 벌써 하마평이 무성하다. 현재로서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영선 의원과,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을 지낸 윤호중 의원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런 관심은 초대 장관의 역량에 따라 향후 5년간 중기부의 위상과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중기인들 사이에서는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박영선 의원이 '0순위'로 꼽힌다는 점이다. 언뜻 보면 친(親)기업적으로 보이지 않는 인사를 중소기업인들이 선호한다는 이야기다.

"타 부처 입김에 흔들리지 않아야"

지난달 말 제주도에서 열린 '2017 중소기업 리더스 포럼'에 모인 600여 중소기업인 사이에서 화제는 단연 중기부 출범이었다.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이나 주당 근로시간 단축과 같이 중소기업에 불리한 정책 방향이 연이어 터져 나온 직후였지만 정부에 대한 성토 목소리보다는 중기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중기부 출범은 중소기업계의 숙원(宿願)이기 때문이다. 충청남도에서 온 중기인은 "역대 정부가 모두 중소기업 편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중소기업을 위한 부처를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 아니냐"고 말했다.

조선비즈


중소기업중앙회의 박성택 회장은 지난달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공식 간담회에서 "중기부 장관으로 힘 있는 분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인들이 힘센 정치인을 원하는 이유는 산업부의 외청에 불과한 중소기업청이 대기업 정책을 주로 담당하는 산업부에 꼼짝 못 하는 모습을 10년 넘게 봐왔기 때문이다.

◇반(反)재벌 정치인을 환영하는 이유

두 후보 중 윤 의원은 청와대와 직접 선이 닿는 실세이고 박 의원은 당내 경선 때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했다. 게다가 박 의원은 반(反)기업적인 이미지가 강해 보수적인 기업인들이 거부감을 표시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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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 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초대 장관 후보로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왼쪽) 의원과 윤호중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각각 4선과 3선 중진인 두 의원은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에 관심이 많은 정치인으로 꼽힌다. /뉴시스·이태경 기자



하지만 의외로 중소기업계에는 "인기투표로 하면 박영선 의원이 초대 중기부 장관"이라는 말이 많다. 사석(私席)에서 대놓고 "박영선 의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는 중기인도 많다. 한 중소기업인은 "박 의원이 대기업에는 까칠하지만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는 데에는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면서 "국회를 찾아가면 흔쾌히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손을 내미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 대표는 "박 의원은 대기업과 싸울 배짱이 있어 보인다. 그래야 막내 부처인 중기부를 이끌고 우리 경제 구조를 중소기업 위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의원은 2013년에 중소기업들이 선정한 '중소기업 지원 우수 기관'에 선정됐었다. 당시 박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일부 의원들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대기업 불공정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확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법안 등을 통과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심지어 "박 의원이 중기부 장관이 되어야 문 대통령의 '장관직 여성 비율 30%'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는 것 아니냐" "경남 출신 여성 장관이 한 명은 있어야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논리를 펴는 중기인도 많다. 현재 17부처 중 여성 장관은 4명(23.5%)이며, 경남 창녕 출신인 박 의원이 장관에 임명되면 이번 정부의 첫 경남 출신 장관이 된다.

성호철 기자(sungho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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