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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코스피 조정, 신호탄?…증권사, '하락베팅' 상품 출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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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리버스 스텝업 ELS·목표전환형 펀드 선보여]

머니투데이

코스피 지수가 2400선 부근까지 가파르게 올라온 가운데 증권사들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상품 출시는 국내증시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둔 증권사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 출시한 '아이셀렉트(iSelect) 롱숏플랫폼'을 모바일증권 나무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 상품은 개인투자자들이 기관투자자와 같은 자격으로 대차시장에서 제약없이 주식을 빌려 공매도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쓰는 투자전략으로 주식을 빌려서 우선 매매하고 향후 주가가 하락한 뒤 해당 주식을 되사는 상환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얻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0일부터 코스피200지수와 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버스 스텝업 ELS(주가연계증권)'을 매주 판매하고 있다. 리버스 스텝업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일 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즉 기초자산 가격이 많이 올라 조정이 예상될 때 가입하면 유리하다.

이들 상품은 2년만기로 4개월마다 평가해 조기상환이 가능한데 상품마다 조건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입이후 4개월, 8개월, 12개월에 기초자산 가격이 최초 기준가의 100~102% 이하인 경우에 연 5~6% 수준의 수익을 주도록 설계돼 있다. 만약 코스피 지수가 이 기간동안 제자리걸음 하거나 2%만 더 올라도 돈이 묶이게 되는 셈이다.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선보였다. 유진투자증권은 금과 채권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유진 챔피언 골드본드 랩어카운트'를 내놨다.

상대적으로 투자기간이 짧은 '목표전환형 펀드'의 출시도 크게 늘었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보통 처음에는 주식형으로 운용하다가 5% 전후의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해 운용한다.

주식시장이 어느 정도 오른 뒤 횡보하거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는 목표전환형 펀드 가입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가 올해 이전 최고점을 기록하던 2011년 상반기에도 39개로 다른해보다 많은 목표전환형 펀드가 출시됐다. 올해 설정된 목표전환형 펀드는 40개, 3894억원 규모로 상반기 동안에만 지난해 한 해 출시된 5개에 대비 8배나 많은 펀드가 설정됐다. 특히 지난달에만 8개, 273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실제로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의 장기 강세장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하반기 조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센터장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6~9월이 주식시장의 조정국면이 될 것"이라며 "IT 섹터가 계절적으로 6~9월에 나빴고 글로벌 경기지표도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둔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도 미국 주식 및 부동산 과열 징후, 미국 양적 긴축의 임박 등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내놓으며 대세상승론을 경계했다.

대신증권도 3분기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밴드 하단인 215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약화된 가운데 하반기 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 둔화와 기업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조정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기술적 부담을 감안하면 3분기 중 단기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5~10% 가량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정 기자 roseha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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