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일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약보합권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익 편중현상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이지만 이익 상향 추세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높아질 대로 높아진 2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우려를 덜었다는 평가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22분 현재 전일대비 5.14포인트(0.22%) 내린 2382.67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때 강보합을 나타내기도 했으나 2000원(0.08%) 하락한 240만1000원을 기록중이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699억원 순매도를 기록중인 가운데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675억원 순매도했다.
◇"삼성電, 코스피 하락 저지"=삼성전자는 개장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7.79%, 71.99% 증가한 60조원, 14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와이즈에프앤 집계 예상치 각각 58조1753억원, 13조155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다.
삼성전자가 기대가 컸던 2분기 전망치를 가쁜하게 넘어서면서 3분기 영업이익이 1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5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다만 향후 주가 흐름은 최고 실적 기록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라갈 수도 15조원까지 이르렀으니 충분히 잘했다며 탄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움직임,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으로 대표되는 미 기술주의 불안한 주가 흐름 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코스피 하락을 저지할 수 있는 안전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말 구글이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여받고 FANG 기업의 수요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실적호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호조는 미국 기술주 주가 조정으로 답답해진 분위기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電, 높은 이익편중은 '부담'=다만 삼성전자의 이익편중이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퀀트와이즈에 따르면 4월 이후 코스피 연간 이익 전망치가 12조4000억원가량 이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치는 9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익전망 상향의 70% 이상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함께 이날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7조400억원으로 5월말 대비 9.2% 하향조정된 상태다. 코스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이익 증대 확인이 꼭 필요하지만 삼성전자의 이익집중 현상이 재확인된다는 점은 고민일 수 밖에 없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1분기 코스피 순이익이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으나 2분기에는 3.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이익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 IT(정보기술)주의 이익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2분기 IT를 중심으로 실적 상향조정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IT 외 안정적인 이익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는 은행 증권 항공 반도체장비 등이 꼽힌다. 소프트웨어(SW) 시스템통합(SI) 정유 지주회사 등도 3분기 업황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안 연구원은 “미국 금융규제 완화법 통과와 대형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 통과로 미국 금융주의 실적 체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유럽의 정치적 리스크 완화 등도 금융주에 대한 접근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선옥 기자 oop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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