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 실행 모습. 중국에서 게임중독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왕자영요 운영사 텐센트는 청소년들의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자율규제 조치를 내놨다. /사진=바이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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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위 게임업체 텐센트 주가가 급락하는 등 중국 게임업체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커지면서 게임 규제가 강화된 결과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텐센트가 자사 인기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 국내명: 펜타스톰)'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용시간 자유규제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락했다고 전했다. 전날 홍콩증시에서 텐센트 주가는 주당 280.80홍콩달러에서 269.20홍콩달러로 4.13% 급락했다. 이날 텐센트 시가총액은 151억 달러(약 17조 원) 가량 증발했다. 텐센트 주가는 5일에도 장중 3% 넘게 하락했다.
왕자영요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다. 하루 이용자만 5000만 명에 달한다. 텐센트가 왕자영요를 통해 올해 1분기 벌어드린 돈만 60억 위안(약 1조 원) 이상이다.
왕자영요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에서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광저우의 한 17세 소년이 40시간 연속으로 게임을 즐기다 뇌경색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지난달 22일에는 항저우에서 13세 소년이 게임 중 아버지의 꾸지람을 듣자 투신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에 사회적 비판이 커졌다. 인민일보는 지난 3일 온라인을 통해 "왕자영요가 게임으로서는 성공했지만 사회에 끊임없이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인생을 해치는 것이 아닌지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텐센트는 지난 4일부터 왕자영요 게임에 대해 12세 이하 미성년자는 밤 9시 이후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고, 게임 이용시간도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했다. 12세 이상 미성년자도 하루 2시간 이내로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규제를 도입했다.
FT는 "투자자들이 텐센트가 베이징 당국의 (감시) 시야에 들어갔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직접 게임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실제로 전날 JP모건, 도이치뱅크, 소시에테제네랄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며 텐센트의 주가 하락폭을 키웠다.
중국 정부가 향후 게임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문화부는 올해 5월 1일부터 온라인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및 게임머니와 아이템에 대한 현금화 서비스를 금지하는 규정을 시행했다. 기존에 온라인 게임에만 판호 발급 방식으로 사전적 내용 통제를 해 오던 구조에서 모바일 게임도 사전에 판호를 받아야만 서비스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여기에 더해 모바일 게임 등급제와 게임 이용 실명제 등의 전면 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인민일보는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리감독과 규제가 여전히 공백 상태라며 이와 관련한 규범 제정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왕자영요 사건은) 중국 IT 기업들이 정치적 위험이 커졌다는 점을 가리킨다"며 "중국에서 쫓겨나거나 제한당했던 실리콘밸리 기업들에는 친숙한 일"이라고 전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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