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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코스피 새역사] 상승 주역은 '개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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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29일 코스피는 사상 최초로 2400선을 돌파했다.(사진=문호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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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매수세로 전환한 개인, 코스피 2400 돌파 주역으로
'촛불 혁명'으로 새 정부 출범시킨 시민들의 모습과 닮기도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29일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2400을 돌파한 가운데, 지수를 끌어올린 주체가 개인인 점이 주목되고 있다. 그간 개인은 지수가 고점을 지난 이후 주식을 사들이면서 '불나방'이라는 오명을 얻곤 했다. 개인이 주체가 돼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은 시민들이 직접 '촛불 혁명'을 통해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다는 점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14일부터 28일까지 11거래일 간 9거래일을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하락마감한 28일을 제외하면 코스피는 14일부터 27일까지 2374.70에서 2391.95까지 7.26% 상승했는데, 개인이 9376억원을 사들이면서 주역이 됐다.

6월 전체로 눈을 돌려봐도 개인이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개인이 1조3349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 역시 1조599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3조211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일찌감치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코스피는 2347.38에서 2382.56까지 15% 상승했다.

개인이 주가를 끌어올린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6월 한달 동안 5만7000원에서 27일 장중 6만9600원까지 상승하는 등 연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해왔다. 개인들은 SK하이닉스가 고점을 돌파하는 과정에서도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이 기간 312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3020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차이를 보였다.

지난 3~5월 코스피 랠리 기간에 오히려 개인들이 순매도에 나선 것과는 사뭇 다르다. 개인은 3월 9994억원, 4월 7562억원, 5월 1조9315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2091.64에서 2347.38까지 12.23%나 상승했다. 코스피가 급등했지만 개인들이 전혀 이득을 보지 못한 장세가 이어진 것이다.

과거 사례만 해도 개인들은 코스피가 고점을 지난 이후에야 뒤늦게 '참전'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서 손해를 보곤 했다. 2015년 4월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한 데 이어 2200선까지 바라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달 1일 2028.45였던 코스피는 같은 달 24일 장중 2189.54까지 올랐다가 2159.80으로 마감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6.48%였으나 개인은 오히려 975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코스피가 고점을 찍고 같은 해 8월24일 1829.81까지 15.28% 하락했을 때 개인은 오히려 5조327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만 샀다.

코스피가 2200선을 넘어서며 당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었던 2011년도 상황이 비슷했다. 그해 코스피가 3월16일 1957.97에서 4월27일 2206.07까지 12.67% 상승하는 동안 개인은 1조252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5월25일 지수가 2035.87까지 7% 넘게 빠지는 동안 개인은 무려 3조60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7085억원, 499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비됐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돌파한 2007년 7월은 개인이 지수 상승의 주역이었다는 점이 현재와 비슷하다. 당시 코스피는 3월2일 1414.47에서 7월26일 장중 최고치인 2015.48까지 40% 이상 오를 때 개인들이 2조2847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조9387억원, 1조935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개인들은 이 당시에도 지수가 하락할 때마저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7월26일 종가 기준 1963.54였던 코스피는 8월17일 1638.07까지 16.58% 하락했고, 개인은 2조31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간 얻었던 이익 중 상당 부분을 반납한 것이다.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외국인이 매수세를 줄이고 있고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지만 개인은 지수 상승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개인의 매수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지만 '개인이 사들이면 고점이다'는 주식시장의 통설도 무너뜨리고 있다.

어찌 보면 각 개인들이 주체가 돼 '촛불혁명'으로 새로운 정부를 수립한 현재 상황과 비슷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특정한 구심점 없이 각 개인들의 의지로만 지지세를 확장시켜왔고,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각각의 시민들이 힘을 모으면 박근혜정부의 실정을 반복하지 않고 상식적인 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각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지수가 최대 2500선을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지수 상승에 대한 '믿음'을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코스피 상승의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개인들은 주로 순환매에 나서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적은 드물었다"면서도 "2분기 실적 시즌이 지나고 지수 추가 상승 원동력이 확보가 되면 개인들의 투심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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