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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기업형 전당포로 고수익"… 투자자 속여 200억대 가로챈 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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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찾아가는 스마트 전당포’라는 구호로 유명세를 치러온 기업형 전당포 업체 대표가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로부터 200억원가량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8일 ‘기업형 전당포’를 차려 가맹점 형태로 운영하면서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투자자와 가맹점주로부터 221억원을 가로챈 혐의(유사수신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업체 대표 이모(40)씨를 구속하고 전무 노모(44)씨와 재무관리팀장 홍모(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13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4년간 “기업형 전당포 해외지점 등에 투자하면 원금과 연 30% 이자수익을 보장한다”고 105명을 속여 돈만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서울 강남에 기업형 전당포 M사를 비롯, 중고 명품 판매 사무실 등을 차린 뒤 가맹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그는 “정상적인 전당포 영업으로는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말로 지점장과 투자자를 꾀어 한 사람당 100만∼12억4000만원을 뜯어냈다.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지속적으로 뜯어내기 위해 나중에 챙긴 돈을 먼저 투자한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을 활용하기도 했다. 가로챈 돈은 고급 외제차 2대를 몰고 다니며 호화 생활을 누리는 데 썼다.

피해자들은 주로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30∼50대였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운영 중인 40여곳 가맹점은 물론 필리핀과 베트남에도 각 2곳씩 해외지점이 있어 고수익이 나고 있다”는 이씨 등의 말에 속았다. M사는 이씨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기습 폐업하기 전까지도 일본에 지점을 세운다고 홍보해왔다.

이씨는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우선 아내와 딸을 캐나다로 도피시킨 뒤 자신도 뒤따라가려 했으나 출국 직전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투자금 외에 각 가맹점에서 맡긴 보증금과 고객이 맡긴 담보물 판매대금 등을 횡령했다는 혐의가 있어 수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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