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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지하수를 찾아라' 가뭄현장에 웬 수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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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방사 공병단 심정중대, 전남 무안서 지하수 발굴

전방의 GP·GOP 장병 위한 심정 작업이 주 임무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대지만 때때로 대민지원

중앙일보

수도방위사령부 공병단 소속 심정중대의 시추팀이 시추장비를 이용해 지하수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전남 무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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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이 극심한 농촌 현장에 종종 군부대가 대민지원을 오곤 한다. 급수차나 제독차·살수차로 식수나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게 주 역할이다.

가뭄으로 농심(農心)이 타들어 가고 있는 전남 무안에는 조금 특별한 군부대가 찾아왔다. 서울을 방호하는 수도방위사령부(이하 수방사)의 공병단 소속 심정(深井)중대다.

수방사 심정중대 시추팀은 지난 27일부터 이틀째 전남 무안군 해제면 장성마을에서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착정(鑿井) 작업을 하고 있다. 시추기 운용관을 비롯해 6명으로 꾸려진 시추팀은 땅속 깊이 구멍을 파는 장비인 시추기를 투입해 지하수 개발에 나섰다. 이들은 비가 오지 않아 메마른 땅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쓰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시추팀은 앞서 지난 22일 처음 무안에 찾아왔다. 가뭄이 심각한 현장 9곳을 돌며 지하수를 발굴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수맥을 조사한 결과 무안 해제면 장성마을과 진목마을 등 4곳에서 지하수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추기를 가져와 착정 작업에 들어갔다. 다음 달 7일까지 무안에 머무르며 4개 마을의 지하수 개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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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방위사령부 공병단 소속 심정중대의 시추팀이 시추장비를 이용해 지하수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전남 무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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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 명칭처럼 ‘수도방위’가 주 임무인 수방사 소속 심정중대 시추팀은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부대다. 원래 임무는 최전방 경계초소인 GP(Guard Post)와 GOP(General Out Post)에 투입돼 장병들을 위해 지하수를 개발하는 것이다. 총 3대의 시추기를 갖추고 있으며, 때때로 대민지원에 나서기도 한다. 각각 6명 규모인 3개 팀이 활동한다.

시추팀은 올해의 경우 이달 중순부터 가뭄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가뭄 피해를 접수한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방부 등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앞서 경기·경남 지역에서 땅속 200m 안팎을 파고들어가 지하수를 개발했다. 땅속에 구멍을 뚫고 수맥으로 파이프를 설치한 뒤 그 속에 수중모터를 넣어 물을 끌어올렸다.

무안은 전체 경지 1만8182㏊ 가운데 2163㏊(11.89%)가 가뭄 지역이다. 특히 가뭄이 심한 우심지역은 1395㏊다. 이 가운데 288㏊는 모내기를 하지 못했다. 255㏊의 작물은 고사했다. 또 127㏊에서는 작물이 시들었고 153㏊에는 물이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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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방위사령부 공병단 소속 심정중대의 시추팀이 시추장비를 이용해 지하수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전남 무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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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은 이달 중순부터 시추팀 파견을 요청했다. 순서를 기다린 끝에 지난 27일 시추팀이 찾아왔다. 시추팀은 무안 지역 군부대에 머무르며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르면 28일 오후 현재 작업현장인 장성마을에서 지하수 발굴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방사 신동관 심정중대장(소령)은 “전군을 통틀어 심정 임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부대는 심정중대가 유일하다”며 “가뭄 속에서 농민들이 걱정을 덜 수 있도록 신속하게 지하수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무안=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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